5천만 원 예산 투입..심장∙폐음 청진부터 채혈, 기도삽관, CPR까지 모형으로 실습가능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2014년 임상실습 전용 모형을 도입, 동물복지를 고려한 임상교육을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미국 레스큐크리터스(RescueCritters)社의 수의임상실습용 모형을 수입한 것. 다양한 임상실습이 가능한 개 모형 6개와 고양이 모형 2개, 기도 삽관 훈련키트(K-9 Intubation Trainer) 등을 도입하는데 약 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번에 마련된 개∙고양이 모형은 실제 크기와 해부학적 외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목정맥(Jugular v.)과 요측피정맥(Cephalic v.) 등 주요 부위에서 채혈, 카테터 삽입 실습이 가능한 것은 물론, 기도 삽관 실습이 가능한 인후두 구조도 갖추고 있다.
전용 모듈을 장착하여 정상 혹은 비정상의 심장음과 폐음도 청진할 수 있으며 고양이 모형의 경우 관절이 유동적이어서 붕대 실습에 이용할 수 있다. 개∙고양이 모형 모두 CPR 실습도 가능하다.
서울대 수의대 황철용 교수는 “교수진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살아 있는 실험견으로 실습을 진행하는 것에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채혈 등의 기본적인 실습도 실험견 한 마리에 여러 번 하기를 꺼려한 학생들이 암묵적으로 포기하곤 했다”고 모형 도입 계기를 설명했다.
모형으로 가능한 임상실습은 채혈용 고무관과 같은 관련 소모품을 마련하기만 하면 횟수 제한 없이 실시할 수 있다. 서울대 측은 올해부터 수업시간이 아니라도 필요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황 교수는 “2000년대 초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이미 수의과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실습모형을 제작해 사용하고 있었고, 현재는 관련 모형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도 생겼다”면서 동물복지를 고려한 수의대 교육이 세계적인 추세임을 설명했다.
이어서 “임상실습비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배정해 국내 수의과대학 최초로 반려동물 임상실습 모형을 마련했고 올해부터 본과 3학년 교육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모형을 사용한 내과 실습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