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물 봉사활동 – 오혜지 학생(본4)
소동물 수의료 봉사는 1월 9일부터 1월 11일까지 각각 팍쌉까오마을, 나퍽마을, 라오스 국립대 동물병원에서 총 3일간 진행되었다. 3일간 방문한 동물은 총 108마리로 개가 88두, 고양이가 20두 방문하였다. 방문한 개들의 평균 연령은 13.2개월이었으며, 가장 어린 개체의 나이는 1개월, 가장 고령인 개체의 나이는 9살이었다.
개에서 백신은 DHPPL과 Rabies 두 가지를 접종하였으며, 내외부 구충제로 Drontal plus와 spotline을 각각 경구투여 및 도포하였다. 고양이의 경우 백신은 Felishot PHC와 Rabies 두 가지를 접종하였고 개와 동일한 방식으로 내외부구충을 실시하였다.
백신의 경우 DHPPL과 Felishot PHC는 2개월령 이상의 개체에게, Rabies는 6개월령 이상의 개체에게 접종하였으며, 임신을 하거나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판단되는 개체에게는 접종하지 않았다. 내외부구충제는 3개월령 미만이거나 임신으로 추정되거나 상태가 좋지 못한 개체에게는 사용을 지양했으나, 내부구충제의 경우 2개월령 이상이고 설사 등의 소화기증상을 보이는 개체에게는 몸무게에 맞춰 용량을 조절하여 투여하였다.
이번 소동물 수의료봉사는 접수, 신체검사, 접종 및 내외부구충의 4단계로 역할을 나누어서 진행하였다. 바이오필리아 학생 15명과 라오스 국립대 수의과대학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40명이 2팀으로 나뉘어서 봉사를 진행하였으며, 동문 수의사 4분이 신체검사와 백신접종을 도와주셨다.
신체검사 단계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것은 외부기생충 감염이었다. 진료소를 방문했던 대다수 개의 귀, 몸통, 지간 사이 등에서 외부기생충이 발견되었으며 주로 발견되는 외부기생충은 brown dog tick(갈색 개진드기)였다. 박용승 원장님에 의하면, brown dog tick은 주거건물 내에도 상재하고 있으며, 현지 개들이 대부분 실외 생활을 하고 있어서 구충제를 도포하더라도 완전한 진드기의 구제는 어렵다고 하였다. 실제로 라오스는 진드기 매개 질병이 매년 다수 발병하고 있다.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라오스의 한낮 기온이 32~33도에 육박했기 때문에 체온이 정상치의 upper limit에서 40도 전후의 고온을 나타내는 개체가 많았고, dry MMC나 skin turgor 지연 등의 탈수 상태를 보이는 개체도 일부 확인되었다. 신체검사 단계에서 심한 탈수를 보이는 개체는 피하 수액을 통해 탈수를 교정해 주었다. 또한, 우리나라와 달리 중성화가 일반화 되어있지 않고 풀어놓고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3개월 미만의 자견과 임신견, 수유 중인 모견이 다수 방문하였는데, 이러한 현지 분위기상 다음 기수의 경우 신체검사에서의 탈수평가법이나 어린 개체의 백신접종 프로그램 및 내외부구충에 대해 더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가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백신 접종의 경우, 진료소를 방문한 개체의 약 반절 정도가 2~4개월 정도의 자견이었던 것만큼 백신을 처음으로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1살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백신접종 이력이 없거나 일부 백신만 접종한 개체도 다수 있었으며, 라오스는 아직 백신접종 프로그램이 완전히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백신접종과 구충 등 예방의학에 대한 홍보캠페인을 진행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바이오필리아는 자체적으로 백신접종 수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 백신 부작용에 대처하기 위해 항상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수액을 구비해두고 있으며, 백신을 접종한 후 30분 정도 백신 부작용을 관찰할 것을 보호자에게 고지하였다. 이전 기수의 봉사활동에서 백신 부작용이 나타난 개체가 있어 살짝 걱정하였으나 다행히 이번 봉사활동에서 백신 부작용을 나타낸 개체는 없었다.
봉사를 하던 중 며칠 동안 지속적인 구토 및 설사를 호소하는 개체가 방문했었다. 하지만, 체온계, 펜라이트, 청진기 외에 다른 진단 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고, 에스로반이나 네오덤, 겐타마이신 연고와 같은 피부에 도포할 수 있는 항생제 외에 경구나 주사제로 된 항생제는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피하수액 외에 별도의 처치를 할 수 없었다. 이 개체 이외에도 설사를 호소하는 개체가 다수 있었기 때문에 이후 봉사활동에서는 소화기증상을 보이는 개체에 대한 약물을 구비해 오거나 진료소에서 이상이 확인된 개체를 라오스 수의대 측에 인계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3년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 없이 소동물 수의료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다음 기수에서는 이번 기수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좀 더 많은 라오스의 소동물에게 의료의 손길을 건넬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료봉사 동아리 ‘바이오필리아’가 지난 2024년 1월 7일부터 13일까지 라오스로 해외동물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관련기사 :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여섯 번째 라오스 해외봉사 성황리에 마쳐).
봉사단은 윤헌영 지도 교수와 4명의 동문 수의사, 15명의 바이오필리아 학생으로 구성됐으며,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라오스 국립대 수의대와 함께 6박 7일간 소동물 109마리, 농장동물 205마리에 대한 백신 접종 및 구충 등 동물의료봉사를 펼쳤습니다. 또한, 학생들 간 학문적, 문화적 교류도 진행됐습니다.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라오스 동물의료 봉사활동기’는 라오스 봉사활동에 참여한 바이오필리아 제6기 해외봉사단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총 4편에 걸쳐 봉사활동기를 전달합니다(1. 문화교류 2. 대동물 봉사활동 3. 소동물 봉사활동 4. 차기 회장이 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