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유럽수의학교육인증 충분히 가능하다”

수의학교육 평가인증 전문인력 양성 워크숍 개최..지속적인 질적 개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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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수인원, 원장 박인철)이 8일 서머셋 센트럴 분당 호텔에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권고 수의학교육 인증평가 전문인력 양성 워크숍을 개최했다.

전국 10개 수의과대학에서 모인 30여명의 교수진을 대상으로 수의학교육 인증평가의 의의와 최근 국내외 발전 현황, 인증 실무를 소개했다.

초대 수인원장을 역임했던 이흥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인증을 매개로 지속되는 교육의 질적 향상을 강조했다. 수의과대학들이 모여 스스로 작성한 평가기준을 확인해가며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나간다는 것이다.

2014년 제주대 수의대를 시작으로 시작된 인증은 2020년 1주기를 마무리했다. 곧장 이어진 2주기 인증은 이미 7개 대학에서 마무리됐다. 워크숍 당일 방문평가를 진행하고 있던 강원대 이후 전남대, 경북대에 대한 2주기 인증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흥식 전 원장은 “인증제 도입을 계기로 각 대학의 교원 증원과 시설 확충, 임상로테이션 도입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면서도 학생들은 여전히 졸업역량(Day 1 Competency)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속적인 질적 향상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한국보다 수의학 교육 인증체계 도입이 늦었던 일본이 속도는 더 빨리 내고 있다는 점도 지목했다. 2017년 국내 인증을 시작한 일본은 대부분의 수의대가 인증을 마쳤다. 홋카이도대-오비히로대, 야마구치대-가고시마대 등이 유럽수의학교육인증(EAEVE)을 획득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수의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임상입문시험도 소개했다. 본과 2학년말에 치르는 임상입문시험은 CBT형태의 이론 시험과 실기시험(OSCE)으로 진행된다. 통과하지 못하면 본3 진급이 불가능해 실질적으로 수의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 된다.

인증평가의 학생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전 원장은 “EAEVE 평가에는 세계수의학도협의회(IVSA) 학생이 의무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학, 치의학 교육 인증평가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인증을 통해 학생 중심 교육으로 전환해야 하는 만큼 수의학 교육 인증에 학생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이흥식(초대), 김용준(2대) 전 수인원장

2대 수인원장을 역임했던 김용준 전 원장은 최근 EAEVE와 체결한 업무협약의 의의와 EAEVE 인증의 현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EAEVE 인증은 유럽 33개국 96개 수의과대학이 획득했다. 유럽 외에도 8개국 14개 대학이 EAEVE 인증을 받았다. 아시아에서도 이미 일본은 물론 태국 출라롱콘 대학, 인도네시아 보고르대학 등이 EAEVE 인증을 획득했다.

김 전 원장은 최근 EAEVE 인증 마무리 단계에 도달한 일본 라쿠노가쿠엔 대학을 예로 들며 “국내 수의과대학의 수준도 그에 못지 않다. 우리도 얼마든지 EAEVE 인증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AEVE 인증이 세계적 수준의 수의학 교육 기준을 제시하면서도 미국수의사회(AVMA) 인증에 비해 평가비용이 저렴하고 유지조건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도 지목했다.

수인원은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7차 EAEVE 총회에서 EAEVE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을 토대로 국내 수의과대학이 EAEVE 인증에 도전할 경우 EAEVE 집행부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대 수의대가 AVMA 인증을 추진하며 병원 신축을 포함한 각종 인프라 확충과 교과과정 개편 등 발전의 계기로 삼은 것과 같이 국제 인증 도전은 수의학 교육 발전의 큰 원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 전 원장은 “향후 EAEVE 인증을 통해 세계적인 수의과대학으로 발전하기를 염원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인철 현 수인원장

수인원은 오는 2026년부터 3주기 인증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교육부 평가인증 인정기관으로 지정되면서 EAEVE, AVMA, 보건의료계열 인증평가 기준을 연구한데 이어 올해는 3주기 인증기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박 원장은 “내년에는 3주기 인증평가를 위한 대학용·평가자용 편람과 표준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3주기 기준을 바탕으로 활동하게 될 것”으로 설명했다.

앞서 수인원이 정량적 평가요소 반영 확대를 예고한만큼 3주기 인증은 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부회장은 수의학 교육 인증과 국가시험 응시자격 연계 문제가 동물의료개선대책에 포함된 만큼 이번 국회에서의 성과를 기대했다.

우 부회장은 “(인증-국시 응시자격 연계에) 학계에서도 적극적인 지지를 바란다”면서 교육 인증뿐만 아니라 수의계 전반에 대해 오피니언 리더인 교수진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국도 유럽수의학교육인증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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