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심] 함께 하는 봉사는 동물원에서도 중요해요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의 다채로운 야생동물 봉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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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에서 주최한 2024 전국수의과대학봉사심포지엄(이하 봉사심)이 9월 28일 ‘모든 살아가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주제로 66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봉사심은 강연과 토론을 통해 수의대생 봉사활동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봉사심에서는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김정호 수의사가 ‘사육 상태의 야생동물을 위한 봉사활동’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청주동물원은 우리나라 제1호 거점동물원으로서 동물원 동물의 복지·관리 개선에 힘쓰고 있다.

충북대 수의대를 졸업한 김정호 팀장은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야생동물학)을 졸업하고 현재 한국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 봉사단장을 겸하고 있다.

강연은 청주동물원의 방향성인 4R1E(다시, 동물원)을 소개하며 시작되었다. 4개의 R은 각각 구조(Rescue), 책임(Responsibility), 방사(Release), 감소(Reduce)를 의미한다.

E는 교육(Education)으로 영구 장애 토종동물 등의 구조, 환경개선과 자연 방사, 동물 관리 에너지 감소 등을 실천하고 이를 통해 배움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핵심 메시지를 담았다.

이날 강연은 김정호 수의사가 참여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함께 소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뜨거웠던 올해 여름 타조를 구조한 일화부터 실내동물원에서 농약에 중독된 독수리의 구조, 영구 장애를 가진 야생동물의 구조 사례를 생생히 전했다.

    

김정호 수의사는 야생동물보호시설과 토종동물보전센터 리모델링 등 청주동물원의 시설개선과 함께 ‘청주동물원 의료계획’을 바탕으로 동물원의 동물복지 현황을 소개했다.

곰에게 꿀을 먹이면서 혈액을 채취하거나, 수달도 망으로 잡는 대신 케이지에 들어가면 먹이를 주는 방식으로 교육한다. 안약을 넣어야 할 때도 간식을 함께 주는 등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수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곰이 좋아하는 사과를 공급하거나, 물을 말려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 수달의 피부 특성을 고려해 바닥재를 사용하는 등 행동풍부화나 사육환경 개선도 함께 펼치고 있다.

김정호 수의사는 봉사활동이란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에너지를 쏟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함께하는’ 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서울대 마취과와 함께한 동물원 봉사, 환경단체 및 청주 시민과 함께한 조류 충돌 테이프 붙이기 봉사활동 등을 사례로 들며 협업으로 더욱 효과적이었던 봉사 현장을 실감나게 전했다.

이 외에도 대중교통 이용 장려를 위한 캠페인과 해안 플로깅 등 봉사활동이 다양한 모습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도 조언했다.

흥미로웠던 강연만큼 학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동물 구조 기준 질문에 대한 답변 중 김 수의사는 “작년 말 기준 전국동물원 110곳 중 80%가 개인동물원”이라는 점을 지목했다.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 놓인 동물들이 적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수의사는 “청주동물원에서는 남는 동물사가 있고, 능력이 되는 경우 동물을 데려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노령 동물과 장애 토종동물을 데려오니 노년층 및 장애가 있는 분들께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며 동물원에 관심이 커지셨다”고 전하며 “동물복지로 방향을 잡아서 동물원을 운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동물원을 불편하게 생각했던 분들에게도 동물원이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고 동물복지형 동물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야생동물에 대한 지식 습득 방법에 대한 질문에서도 “함께 해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실패한 선례에서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수의사는 “앞으로도 청주동물원은 메디컬 트레이닝과 동물 건강관리의 공개, 야생동물 생식세포 보관(Frozen Zoo)을 통해 동물복지에 힘쓰는 동물원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추가로 수의대 학생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한국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 의료봉사 예정을 공개하며,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하는 것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조은비 기자 amoreunb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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