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이 2024년 2학기 신임교수로 심재호 박사(사진, 수의안과학)를 임용했습니다. 심재호 신임교수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임용을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24년 9월 1일자로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안과학 교수로 임용된 심재호입니다.
저는 경상국립대학교에서 학사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수의안과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마쳤습니다. 이후 미국 UC DAVIS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치고, 이번에 경상국립대학교 수의안과학 교수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모교 교수로 부임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모교로 돌아와서 매우 영광입니다. 옛날 추억이 깃든 곳에서 다시 생활하니 매우 새롭고, 어디를 가든 추억이 떠올라 기분이 좋습니다. 제자들도 모교의 후배들이라 더욱 각별하게 느껴집니다.
수의안과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동물의 눈은 외부에 노출된 기관으로 쉽게 관찰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영상 검사가 용이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명확하게 알 수 있어 직관적입니다. 저는 이런 점에서 안과에 큰 매력을 느꼈어요.
눈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병변을 직접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치료 후에 예후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장기 관리 환자는 내과처럼, 수술 환자는 외과처럼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동안 교수님께서 진행하신 연구를 소개해 주신다면
저는 광학 단층영상촬영장치(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를 이용해 새로운 진단 방법을 모색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강아지에 녹내장이 있는 경우, 이전에는 초음파생체 현미경이나 우각경을 통해 접촉식으로 우각을 관찰했지만, OCT를 이용하면 비접촉식으로 우각이 좁아진 환자들을 쉽게 스크리닝할 수 있는 장점을 확인하고 활용했습니다.
또한, 이전에는 외부에 노출된 눈물점(lacrimal punctum)만 확인 가능했던 눈물관(lacrimal duct) 평가도 OCT를 이용하면 눈물관을 직접 관찰하고 질병 여부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야나 연구 계획이 있나요
앞서 말한 OCT로 진단할 수 있는 영역을 더 넓히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뇌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인지장애는 눈의 망막과 관련성이 깊어요. 그래서 사람의 경우, 알츠하이머 질환이 있으면 정상 인지 기능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망막이 얇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아직 동물의 경우, 인지장애와 망막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사람만큼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동물에서도 이 연관성이 적용되는지를 밝히고, OCT를 통해 망막의 두께를 측정하여 망막이 어느정도 얇아져 있는지를 판단하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진단 기기를 통해 새로운 진단 기법을 모색하여, 사용자에게는 더 쉽고, 환자에게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진단 기법들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수의안과학 교수로서 앞으로의 계획 또는 목표가 있으신가요?
‘눈’이라는 기관은 생명과 직결된 기관이 아니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기관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수의안과학의 발전은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우선 안과라는 분야가 발전하는 것 자체에 힘쓸 것이고, 또한 앞으로 학생들 교육에 많은 신경을 써서 꼭 수의안과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임상수의사가 된다면 기본적인 안과 질병 진단 및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학부생 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나 추천하고 싶으신 활동이 있으신가요?
학부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사회 실습이었습니다. 수의대를 다니면서 특별한 기관에서 자주 접하지 못하는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다른 목표가 있더라도 학생 때는 다양한 실습을 통해 여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곳에서 실습을 하면서 그 지역을 관광하거나 여행도 할 수 있어, 여러 곳에서 실습해보고 그 지역을 탐방해보길 추천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학생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가 무엇인지 충분히 고민해보고, 그 부분에 대해서 정말 몰입해서 공부해보기를 추천 드립니다. 이런 경험은 학부 때 말고는 하기 어렵죠.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직 수의안과가 내과나 외과에 비해 케이스가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내과, 외과, 안과를 막론하고 자기 강아지가 아프면 똑같이 큰일처럼 느낍니다.
특히 안과는 기본적인 진단 검사와 처방만으로도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들이 많기 때문에 수의안과학도 다른 학문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간단한 질병이라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수의사가 되길 바랍니다.
박설빈 기자 deers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