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희·윤하정·정혜인 수의사, 미국수의응급중환자과전문의 합격
허지웅 교수에 이어 한국 출신 DACVECC 탄생
한국 수의사 3명이 동시에 미국수의응급중환자과전문의(DACVECC, Diplomate of The American College of Veterinary Emergency and Critical Care)에 합격했다.
지난 9월 열린 2024년 ACVECC 전문의 시험에서 민사희 수의사, 윤하정 수의사, 정혜인 수의사가 합격한 것이다. 한국 수의사가 미국수의응급중환자과전문의가 된 것은 지난 2020년 시험에 합격한 허지웅 교수(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에 이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2006학번)을 졸업한 민사희 수의사는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수의내과학)를 취득했다. 이후 ECFVG를 통해 미국 면허를 획득한 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워싱턴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응급중환자과(ECC, emergency and critical care) 전문 인턴을 하고 텍사스 A&M 수의과대학에서 3년간 레지던트 과정을 거쳤다.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2006학번)을 졸업한 윤하정 수의사는 2016년 PAVE 과정을 통해 미국 수의사가 됐고,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소동물 로테이팅 인턴,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에서 소동물 ECC 전문 인턴을 거쳤다. 이후,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응급중환자 수의사로 일한 뒤 2020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아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소동물 ECC 전문 인턴 및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올해 전문의 시험에 합격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2008학번)을 졸업한 정혜인 수의사는 2016년 PAVE 과정을 통해 미국수의사가 됐고, 로컬전문동물병원에서의 ECC 인턴십 이후, 워싱턴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ECC 전문 인턴 및 레지던트 과정을 밟았다.
학부생 때부터 좋아하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는 민사희 수의사는 “미국에서 ECC를 접하면서 흥미를 느껴 ECC 전공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며 “전문의로서 커리어가 이제부터 시작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패혈증에 대해 깊게 연구·공부를 해보고 싶다”며 “한국에 아직 ECC 개념이 생소한데, 이제까지 내가 받은 도움과 얻게 된 지식을 바탕으로 관심이 있는 후배들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의대 입학 때부터 미국수의사를 꿈꿨다는 윤하정 수의사는 “레지던트를 통해 한 분야의 전문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아픈 환자들을 도와 생명을 살리는 일에 보람을 느껴 ECC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임상과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지혈이나 패혈증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처음 일한 동물병원에서 우연 또는 필연처럼 ECC를 접하게 됐다는 정혜인 수의사는 “어떤 환자를 보게 될지 모르고, 정해진 루틴 없이 계속 답을 찾아가야 하는 ECC가 저에게 최고의 선택이었다”며 “다른 과에서 일하는 모습이 상상이 안 될 정도로 ECC를 사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의 시험에 합격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기회가 되면 미국수의사, 미국전문의 또는 ECC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