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미래연구소(수미연)가 전국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 의사를 조사해 18일 발표했다.
앞서 수미연은 전국 대학동물병원의 인력과 진료매출, 임상대학원 수입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하며 개선을 요구해왔다. 그 중 하나가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다.
수미연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병원과 대학치과병원이 대부분 독립법인 형태를 구축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1978년 서울대학교병원이 독립 특수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대부분의 사람 대학병원은 독립법인 상태”라며 “2004년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이 독립 특수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대학치과병원도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독립법인화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학 부속기관인 수의대 동물병원도 독립적인 특수법인으로 전환하면 운영 효율성을 높여 재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난치질환 환자가 다수 모이는 대학동물병원은 치료를 넘어 교수진의 연구로 이어지는 거점이 된다. 새로운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하며 동물의료 발전에 기여한다.
수미연은 “사람의료의 대학병원과 치과대학병원이 그렇듯, 대학동물병원은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면서 “이 모든 것은 대학동물병원이 독립법인으로서 운영 및 재정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갖추었을 때 보다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독립법인화를 추진하기에 아직 대학동물병원의 매출 규모가 충분치 않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앞서 수미연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매출은 서울대 동물병원이 77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건국대 동물병원이 해당 조사에 응하지 않았지만 2위인 충북대 동물병원(28억원)과 큰 격차를 보였다.
반면 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따르면 2023년 서울대 치과병원은 747억원, 경북대 치과병원은 230억원의 연매출을 보였다.
수미연은 대학동물병원의 독자 브랜드 로고 여부도 함께 조사했는데, 경북대·전북대·충북대 동물병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학동물병원은 독자 브랜드 없이 대학 로고를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한 대학동물병원에서 수련 중인 임상대학원생 A씨는 “대학원생과 임상과목 교수들은 과중한 업무에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의과대학 수련 및 교육 기관을 넘어 지역 거점 동물의료기관의 역할까지도 수행해야 하는 것이 대학동물병원이 가야할 길”이라고 전했다.
수미연은 “대학 동물병원 소관부처를 교육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하고, 대학동물병원을 지역 거점 동물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시설과 장비 뿐 아니라 임상교원, 전공수의사, 동물보건사 등에 대한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와 독자 브랜딩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