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림과 함께한 제2회 ‘슬수생’, 자유로운 원탁토의의 장이 열리다
수의대생부터 대학원생, 일선 수의사까지 참여

수의미래연구소(이하 수미연)가 2월 22일(토) 제2회 ‘슬기로운 수의사의 생각들(이하 슬수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동물의료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베트윈이 장소를 협조했다.
’슬수생‘은 동물의료 분야의 다양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컨텐츠로 참여자를 받아 오프라인으로 행사를 연다.
지난해 7월 제1회 슬수생이 개최됐고, 이날 제2회 슬수생이 열렸다.
이번 제2회 슬수생은 수의대생 연합 편집부 ‘수풀림’이 공동기획했다. ‘수풀림’은 지난해 11월 설립된 학생 단체로, 수의계 시사·이슈에 대해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통해 표현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수풀림 이외에도 전국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냈다.
행사의 첫 순서는 수풀림의 발제였다.
수풀림은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으로서 기능하는 대학동물병원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역량‘에 대해 분과, 구성원, 환자 수, 선행 연구 및 최신 기술에 대한 접근성, 연구기능 등 구체적인 분류와 함께 설명하며 발표했다.
이후 자유토의가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연구와 교육 중 어떤 것이 더 중요시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열띤 토의를 펼쳤다. 한 참여자는 “교육과 연구는 대척점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것”이라며 “대학은 연구를 하는 곳이고, 연구를 해야 교육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덧붙여 “다만 연구에 치중하다 보면 어떠한 성과나 결과물을 빠르게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기에 교육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하며, 이는 구조적으로 체계를 확립해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대두됐던 주제는 수풀림이 두 번째로 발제한 ‘수의전문직업성’이었다. 다양한 개념 중 전문가에게 요구되는 윤리 의식과 도덕적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육 부분을 다뤘다. 구체적으로 수의전문직업성 교육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전문직업성 교육의 방향성, 수의인문사회학의 위기, 그리고 윤리선언 및 강령의 필요성이 언급됐다.
수풀림은 “‘국내 수의과대학 학생의 윤리 선언 또는 강령’의 필요성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장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며 해외 수의과대학과 국내 의대협(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서 학생 윤리신조와 강령을 제작한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정규교육 과정에서 수의윤리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요원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학습자로서 대한민국 수의대생을 위한 윤리강령(혹은 신조)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특히 학생들이 직접 제작하는 윤리 선언 또는 강령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강하게 공감했다. 그리고 보호소의학과 윤리교육의 관계 및 동물권의 개념에 관한 질문과 답변도 오갔다.
다음 순서는 수미연의 발제였다. 수미연은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에 대해 발제하며, 독립법인화가 필요한 이유와 독립법인화를 통해 대학동물병원은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타 의료계 사례 및 법률 자료를 참고하여 발제했다.
참여자들은 ‘독립법인화를 위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장치나 사회적인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수미연은 “수련과 연구라는 교육병원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편이 될 것”이라며 독립법인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립법인화를 통해 대학동물병원이 저소득층 반려동물, 사역동물 등에 공공동물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로 그 역할이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자유로운 주제 제시와 의견 나누기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이번 ‘슬수생’ 행사의 공동기획자인 수의대생 연합편집부 ‘수풀림’은 “수의사 선배님들과 또래 수의대생들과 직접 대면하여 토의하며, 새로운 관점과 관심사를 얻어갈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열띤 토론으로부터 전해 받은 뜨거운 열정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올바른 길을 고민하고 의견을 낼 줄 아는 학생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며 ”신생 학생단체인 수풀림을 믿고 자리를 마련해주신 수미연의 수의사 선배님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기자 oni164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