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수의사 전문의를 교수로 영입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한국 면허 없어 진료∙임상교육 불가능..한시적 면허 인정으로 인재영입 도와야 주장
23일 대전역 회의실에서 열린 수의과대학협회∙수의사회∙정부 간담회에서 수의과대학 외국인교원의 수의사면허 문제가 논의됐다.
외국인 수의사를 국내 수의과대학의 임상분야 교수로 초빙하고자 할 때 한국 수의사 면허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정희 서울대 수의대 부학장은 “수의과대학의 전임교원 수급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 특채 등을 통한 교수 확충이 시도되고 있다”면서 “외국인 수의대 교원에 대한 한시적 수의사 면허 인정이 가능해진다면 좀더 융통성 있는 인재 영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수의사법은 수의학 교육을 위한 예외조항으로서 ‘수의대생은 수의사의 자격을 가진 지도교수의 지시∙감독 하에 실습 또는 봉사활동으로서 진료행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말하는 ‘수의사’란 국내 국가고시를 치르고 합격한 자를 의미한다.
즉 한국에서 수의사 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외국인 수의사는 교수로 임용되더라도 이에 해당되지 않아 임상교육을 제대로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류판동 수의과대학협회장은 “대학이 외국 수의전문의 등을 발전적으로 영입했을 때 진료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한시적으로 수의사 면허를 인정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주(州)에서 ‘수의과대학 교원면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수의과대학에 재직하는 동안에만 한시적으로 인정되는 면허로, 임용이 끝나는 순간 면허 효력은 상실된다.
이와 관련된 법령 개정에 앞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전국 수의과대학들이 부속 동물병원을 통해 일반 환축에 대한 2차 진료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수의사 교수에게 한시적 면허를 인정할 경우 어느 범위까지의 진료행위를 인정할 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
또 ‘외국이라도 수의진료 수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한시적 면허를 인정받을 수 있는 외국인 수의사의 자격요건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학협회와 대한수의사회는 차후에도 이 사안에 대한 논의를 지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