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신문 데일리벳에서 활동 중인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학생기자단에서 각 수의과대학을 소개하는 프로젝트 시리즈를 진행합니다. 소개 학교는 가나다 순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대구∙경북권 유일의 수의과대학으로서 자리를 지켜온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은 국제적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수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쟁피해가 극심했던 1954년 문을 연 경북대학교 수의학과는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해 “국가와 민족이 절실히 요청하는 축산진흥을 기필코 성취, 완성케 하는 선구적 역할을 담당하는 인재를 양성하여 대학교육과 과학이념 구현을 기하도록 한다”는 설립정신을 내세웠다.
이러한 설립정신을 바탕으로 오늘날까지 한국 곳곳에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 2천여명의 수의사를 배출했다.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은 국내 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1998년부터 6년제 학제(예과2년, 본과4년)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부터 자연과학대학 소속이던 수의예과를 수의과대학 소속으로 개편하면서 예과 교육과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시대적 요구에 맞게 ‘수의윤리학’, ‘수의사와 사회’ 등 수의사의 사회적 측면에 관한 전공과목이 추가되었다.
‘수의윤리학’ 강의를 담당하는 김길수 교수는 “수의윤리학은 생명윤리, 연구윤리, 동물윤리, 직업윤리를 모두 포함하여 복잡하면서도 특이하다”며 “수의사가 되는 과정에서 분명 어렵고 실감하기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예과과정부터 수의윤리에 대해 듣고 공부하고 생각하며 토론함으로써 수의사가 됐을 때 자신만의 생각과 논지를 가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의사와 사회’강의를 담당하는 오태호 교수는 “수의학은 농림계열도 아니고 의학계열도 아닌 독립적이고 특수한 분야다”라면서 “수의학의 역사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의 역할을 살펴 보고, 앞으로의 사회에서 수의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강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과 교육과정은 기본 수의학과목 외에도 돼지질병학, 말의학, 병원관리학, 진단병리학, 응급수의학, 피부질병학 등의 특화 강의들로 구성되어 학생들이 보다 넓은 안목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소동물 임상은 물론 대동물, 말, 야생동물 분야로 진출하는 졸업생을 지속적으로 배출해왔다. 2015년 졸업생 58명 중 12명이 대학원에 진학했다.
현재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진은 총 2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의 질을 보다 높이기 위해 최근 2명의 신규 교수(수의전염병학, 수의방사선학)를 임용했다.
수의과대학은 교육역량강화사업을 통해 2차 동물병원 견학, 말 산업 견학 등의 산업체 견학과 학생 실습비 지원 등을 해왔으며, 현재는 예비특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외부 연자 초청 강의, 산업체 견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수의과대학 부속 시설인 동물병원은 대구캠퍼스와 상주캠퍼스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대구 경북의 대표적인 동물의료기관으로서 “교육병원, 연구병원, 그리고 봉사하는 병원”이라는 표어 아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대구캠퍼스 부속동물병원은 2013년 32채널 CT장비 도입으로 진료케이스가 300% 늘어나는 등 대구경북 권역 동물진료기관으로서 더욱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전자진료 의뢰 시스템 개편, 로컬동물병원과 협력시스템 구축, 노후장비 교체, 진료인력 보강 등 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앞으로 세포치료센터, 이와 연계한 암센터, 임상시험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2013년에 개원한 부속동물병원 상주분원은 국내 유일의 독립된 대동물전용병원으로 한우, 젖소 진료는 물론 지역의 특성을 살려 승용마 번식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본과 4학년 학생들에게 산업동물실습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수의과대학 소속 교수 중심의 여러 연구소도 운영되고 있다.
말의 유전자원, 질병, 재활승마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말(馬)의학연구소(소장 조길재 교수)와 산업동물의학과 생산성 향상 연구를 하는 산업동물의학연구소(소장 이성준 교수), 국가 수의전염병 방제와 효과적 제어를 연구하는 수의전염병제어센터(센터장 여상건 교수) 그리고 근골격계를 중심으로 노화 연구에 집중하는 줄기세포치료기술연구소(소장 정규식 교수)가 있다.
선배의 사랑이 가득한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동창회
1988년 ‘상호 친목 도모, 모교와 수의학의 발전, 민족 사회에 공헌’을 목적으로 발족한 경북대 수의대 동창회(회장 윤병준)는 지난 30년간 후학 발전을 위해 여러 사업을 추진했다.
‘동창회 발전기금‘은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이 유능한 학생들을 키워내는 동시에 교수들이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발전기금은 매년 학부생과 대학원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본과 진입식 실습가운 지원, 반려동물한마당 행사지원, 수의사국가시험 격려품 지원 등 학생들의 활동에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동창회는 대구시수의사회, 경북수의사회와 힘을 합쳐 2013년 부속동물병원에 CT를 기증했다. (관련기사 : 2013년 11월 1일자 ‘경북대 수의과대학 동문들, 모교에 32채널 CT기증)
‘모교CT기증사업’을 통해 ‘동창회 발전기금’과는 별도로 ‘CT 기증 모금’을 조성했으며 대구 경북 지역의 소동물임상수의사는 물론 대동물수의사, 공직에 있는 수의사도 모금에 참여했다. 2013년 10월, 윤병준 동창회장을 비롯한 수의과대학 동문들은 경북대 총장을 방문해 ‘CT 기증 모금’으로 구입한 4억 5천 만원 상당의 CT를 전달했다.
이로써 경북대는 전국 수의과대학 부속병원 중 최초로 32채널 CT를 도입한 학교가 됐다. 또한 본 사업과 관련해 수의방사선학 전공교수도 신규 채용했다.
그 결과 동물병원이 더욱 활성화된 것은 물론 각종 질병 연구 수행도 탄력을 받았다. 학생에게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구경북지역 임상수의사에게는 영상진단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동물병원 앞 잔디정원, 그린캠퍼스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앞뜰에 자리 잡고 있는 잔디정원 ‘그린캠퍼스’ 또한 동창회(당시 회장 김우홍)의 주도로 조성됐다.
1992년 새로운 수의학관이 개관한 이후, 기존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구 수의학관을 2004년 철거하고, 그 남은 자리에 동창회가 주도적으로 ‘그린캠퍼스 조성 기금’을 모아 동문, 교직원 등과 함께 2006년 5월 현재의 그린캠퍼스를 조성하였다.
지금의 그린캠퍼스는 본교의 센트럴파크와 함께 학교 정문의 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진호우, ‘미래의 비전을 품고 당당하게 나아가라’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생들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온 학풍을 지금의 학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상징물로 ‘진호우’를 세웠다.
수의학과 6회 졸업생 김우홍씨가 기증한 진호우(進虎牛)는 경북대 수의대 정규식 교수의 주도로 부속동물병원 앞 그린캠퍼스에 설치된 초대형 칡소상이다.
무늬가 호랑이와 비슷해 ‘호반우(虎班牛)’라고도 불리는 칡소는 용맹함과 당당함을 보여준다. “미래의 비전을 품고 당당하게 나아가라”라는 말처럼 후배 학생들이 더욱더 학문을 갈고 닦기를 바라는 선배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진호우는 설치된 이후부터 학생들과 학교 방문자들에게 명소로 여겨지고 있다.
때마침 경북대는 개교 68주년, 창학 107주년을 기념해 상징동물 공모를 실시, ‘칡소’를 경북대학교의 상징동물로 최종 선정했다. 이 후 칡소를 바탕으로 한 ‘호반우’ 캐릭터를 개발했으며, 앞으로 경북대가 제작하는 각종 홍보물에 다양하게 활용될 예정이다.
또 학생들을 위한 휴게실과 샤워시설 등과 같은 복지시설 설치를 동창회에서 추진하기로 했으며 졸업생 진로, 홈 커밍데이 등과 같은 행사를 학교와 같이 논의하기로 했다.
수의과대학 동창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학교와 힘을 모아 학생복지, 학교 발전. 수의학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이 즐거운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생회
학생회는 매년 학생들을 위한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 수의과대학의 축제인 ‘수린제’와 희생된 동물의 넋을 기리는 ‘수혼제’,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스승의 날’ 행사,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수의봉사활동’ 그리고 시험기간에 든든한 아침을 제공하는 ‘조식마차’ 등 다양한 행사들을 마련한다.
전국 최초로 시작한 반려동물한마당
1988년 경북대 수의학과 여학생회가 수의학과의 수의과대학 승격을 기념하고, ‘수의과대학이 애견문화를 만들자’라는 취지에서 ‘애견한마당’이란 이름의 행사를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는 ‘반려동물 한마당’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고 있다.
미묘 콘테스트, 반려동물과 달리기 등의 이벤트를 통해 반려동물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은 물론 1일 수의사체험 등 일반시민들에게 수의사를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하는 ‘스승의 날’
2010년 수의과대학 19대 학생회(회장 배슬기, 이하 학생회)는 이전과는 다른, 교수와 학생 모두가 함께하는 행사를 꾸렸다
스승의 날 오전에는 수의학관 지하강의실에 모두가 모여 학생회장의 감사인사와 학장님의 답사,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등 행사를 진행한다.
오후에는 수의학관 앞마당에서 지도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평소에 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교수님 관련 퀴즈 맞추기(학창시설사진, 이름 빙고) 등 간단한 오락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모두가 함께하는 스승의 날 행사는 2010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동아리와 소모임
바쁜 학업에도 불구하고 수의학과 학생들은 축구, 야구, 음악, 봉사, 학술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스포츠 동아리로는 공으로 하나 되는 축구동아리 ‘SCVET’과 경북대 야구리그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휘둘러’가 있다. 공연 동아리로는 경북대학교 단과대학 유일의 그룹사운드 ‘Sirius’, 호남좌도 필봉마을 굿을 연주하는 ‘한멋’, 신명나게 율동과 판을 공연하는 ‘불패’가 있다.
학술동아리로는 매주 정기적 학술제를 개최하는 ‘PREVET’, 임상컨퍼런스와 졸업 선배들과의 미팅, 멘토링을 하는 ‘Bio’, 졸업생과 학부생간 끈끈한 관계가 있는 30 여년 전통의 ‘Atlas’가 있다.
소모임으로는 정기적 유기동물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봉사 소모임 ‘늘품’, 정기연주와 자선공연을 진행하는 클래식 소모임 ‘VetVirus’, 기독교 소모임 ‘신우회’, 운동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테니스 소모임 ‘TieBreak’, 사진 강의, 출사는 물론 수의대 행사 기록까지 하는 사진 소모임 ‘DVM’ 그리고 카톨릭 소모임 ‘Agnus dei’가 있다.
오태호 수의과대학장은 “수의과대학 전자도서관 설치, 병원 시설 증축, 수의과대학 장학 사업 등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관심과 격려, 지원을 부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