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 학부생에게 CT,MRI 까지 가르쳐야 하는가?

영상의학연구회 정책토론회, 교육여건 한계지적‥’많이 다루기 보단 할 수 있게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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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영상의학연구회는 24일 개최한 수의영상의학 정책토론회를 통해 국내 수의영상의학 학부교육의 지향점을 모색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패널들은 국내 영상의학 교육여건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한편, 학부졸업생이 반드시 갖춰야 할 최소역량(Day 1 Competenty)에 집중한 교육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지혜 전남대 교수가 전국 수의대 영상의학교수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별 학부교육 현황을 소개했다.

최 교수는 수의영상의학과목의 시수가 공통적으로 부족하고 실습환경이 열악해 수의대생 각자에게 돌아가는 실습기회가 적다고 지적했다.

임상과목에서 실습이 특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부속동물병원의 진료에 투입되는 영상장비와 인력(대학원생)으로 실습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는 것. 그러다 보니 전체 학생에게 촬영기회가 주어지지 못하는 곳도 있는 실정이다.

본과 4학년 임상로테이션 과정을 운영할 경우 일반 방사선 촬영실습을 보완할 수 있으나 초음파 진단은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또한 대부분의 커리큘럼에서 영상의학은 내과, 외과 등 타 임상과목과 동시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영상 판독에 따라 고려해야 하는 감별진단목록을 교육하기 어렵다는 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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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역량에 집중한 교육돼야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학부교육에서 영상의학을 어디까지 가르쳐야 하는지’도 도마에 올랐다.

수의영상의학의 교육대상은 영상장비 별로 크게 엑스레이, 초음파, CT∙MRI로 나뉜다. 이날 여러 패널들은  ‘학부교육을 엑스레이 등 기본 분야의 실질적인 임상역량 함양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에 공감대를 보였다.

최지혜 교수는 “보충수업까지 마련해가며 초음파까지 가르쳐왔지만, 학생들 스스로가 이를 얼마나 소화해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는 회의가 든다”며 “개인적으로는 초음파는 학부과정에서 제외하되, 엑스레이 촬영과 조영, 판독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엄기동 건국대 교수도 “단순히 많이 가르친다고 학생들이 다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엑스레이에 집중하되 초음파, CT 등은 케이스리뷰 중 소개하여 필요성을 알려주는 정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식은 졸업역량 설정을 바탕으로 한 성과중심 교육으로의 전환과도 궤를 같이 한다.

너무 많은 내용을 주입식으로 알려주기 보다는, 최소한 갖춰야 할 임상역량을 정해 실제로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호정 충남대 교수는 “교수협의회 차원에서 학부교육이 다뤄야 할 최소한의 교육내용과 그에 따른 국가시험 적용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교육으로 달성해야 할 최소역량을 정하고, 어느 대학을 나오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진영 미국수의영상의학전문의는 “미국에서도 초음파, CT, MRI 등 어드밴스드 이미징을 학부에서 다룰지를 놓고 논란이 있다”며 “(어드밴스드 이미징을) 배우긴 했지만 제대로는 모르는 채 배출된 수의사들이 오진의 위험성을 안게 된다는 점은 윤리적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T, MRI 등은 간단한 원리만 다루되 어떠한 케이스에서 CT, MRI가 필요한지 적응증(indication)을 가르치는데 주력한다”고 덧붙였다.

영상의학연구회장 장동우 충북대 교수는 “점점 추세는 (교육목적이) 많이 가르치기보단 적절한 범위만 가르치되, 가르치는 것만큼은 확실히 잘하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의대 학부생에게 CT,MRI 까지 가르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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