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수의대,교수진 협력 아래 기초·임상 아우른 자체 CPC 1년간 진행
전남대 수의대 제10회 CPC가 지난 7월 26일 진행됐다. CPC는 기초·임상분야를 아우른 다양한 학문적 교류의 장으로, 매달 한번씩 1년 동안 꾸준히 지속되며 전남대의 주목할 만한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CPC(clinical pathological conference)란 환자의 병명, 증상, 소견 등에 관한 임상의사의 판단과 진료행위의 정확성, 그 환자의 임상병리학적 소견과 판단 사이에서의 합치점을 검토하는 회의다. 현재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의 CPC는 수의진단검사의학실(유도현 교수), 수의영상의학교실(최지혜 교수), 수의병리학교실(조경오 교수), 수의미생물학교실(고홍범 교수), 수의해부학실험실(문창종 교수) 총 다섯 개 실험실을 주축으로 여러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남대 수의대 CPC는 특정 케이스에 대한 진단의학적인 사전검사결과를 발표한 후, 그에 따른 영상소견을 발표하고 병리조직학적 소견을 들은 뒤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미생물학, 해부학, 면역학 등 기초예방분야 전공교수들의 의견도 진단과정에 반영되곤 한다.
보통 1회 CPC에서 3~4개의 케이스를 논의하여 지금까지 총 35개의 케이스를 다뤘다. 주요 케이스는 전남대 부속 동물병원에 내원한 환자 중 보호자가 사체를 기증했거나 부검에 동의한 환자 중에서 선정된다. 부검 시 다른 병리학적 병변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부검이 가능한 케이스를 우선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또한 부검을 진행한 환자나 장기를 부분적으로 제거한 환자의 경우에는 임상학적, 병리학적으로도 논의할만 한 중요한 케이스가 될 수 있다.
최지혜 교수는 “한 케이스에 대해서 임상적으로 환자의 증상, 신상정보, 혈액검사 같은 생화학적인 검사와 영상소견을 바탕으로 진단을 내리고 환자를 치료하게 되는데, 같은 질병이라도 병리조직학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질병의 심각도를 더 다양하게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병리조직학적 배경에 대해서 임상가들이 더 잘 안다면 환자의 질병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진단검사의학실과 영상의학실은 환자의 임상적 정보를 제공하고, 병리학교실에선 병리조직학적소견을 제공하며 서로의 의학적 접근법을 공유하다보면 비슷한 환자를 더 잘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을 거라는 취지에서 CPC를 시작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최 교수는 또한 “기초나 예방수의학을 배울 땐 어렵게 느껴지고, 과연 임상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점을 가지고 등한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임상을 하게 되면 기초예방수의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며 “CPC를 통해 그런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수의학이 모두 하나의 학문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유도현 교수는 CPC의 향후 계획에 대해 “우선 교육적으로 교과과정으로 만들어 기초부터 임상까지 모든 학문이 융합하여 질병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것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학생들과 케이스를 공유하고 싶다”며 “임상가들에게는 질병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개인병원에서 오는 케이스도 다루며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전남대 수의대 측은 동물원에서 부검했던 케이스를 대상으로 동물원과 서로 조언을 주고 받고 소통한 적이 있다.
유 교수는 끝으로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의 CPC는 여러 교수들이 마음을 모아서 수의학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자문을 구하는 토론의 장이 됐다. 많은 분들의 공헌이 있었지만 ‘우리도 역시 수의사구나’라는 하나같은 마음이 1년이 넘도록 성공적으로 회의를 유지해온 비결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지후 기자 seezchlos@dailyv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