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본과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다. 개인적으로 기초 과목에 대한 흥미를 많이 느껴서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가 매년 학부생 대상으로 주최하는 학생인턴연구원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학부생들에게 첨단 의과학 분야를 소개하고 연구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연구실에서 지도교수 및 대학원생들과 다양한 연구를 수행할 기회를 갖고 대학원 생활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
–실습 장소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연건캠퍼스)
–활동 기간 : 2016년 12월 26일~2017년 2월 17일 (전일제 활동)
–지원 자격 : 국내외 대학 3, 4학년 재학생 및 졸업생(의학계열의 경우 본과1학년 이상)
–모집 인원 : 50명 내외
–지원 방법 : 신청서 및 성적증명서를 이메일 제출
–기타 사항 : 수료자에게는 소정의 연구보조비 지급 및 이수증 수여
–문의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사무실 02-440-8093~5
1. 지원
학생인턴연구원 프로그램은 여름, 겨울방학 시작 1달 전부터 모집공고가 올라온다. 이런 프로그램은 서울대학교 이외에 KAIST에도 있지만 지리적 여건상 서울대학교 프로그램에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병원이 같이 있어 기초 분야를 연구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환경이었다.
이번 19기 프로그램에서는 교수진 49명의 프로필과 연구분야에 대한 정보가 제공됐다. 학생들은 1~3지망까지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합격하면 주5일 전일제 활동을 하면서 그 동안 수행한 연구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고 발표할 기회를 가진다.
개인적으로 생리학, 독성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 중 생리학 교실의 김성준 교수 연구실에 지원하였다. 생리학 교수진 11명 중에서 김성준 교수는 심혈관-이온통로를 연구한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수행할 주제는 ‘동맥혈관의 신전 자극 반응에서 활성산소 의존적 이온통로 조절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2. 실습 및 실험실 생활
이번 방학 동안의 실습은 실험실 대학원 선생님들의 연구분야를 배운 후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약 2달여간의 기간 동안 연구를 통해 자료를 얻는다는 것이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미래의 대학원 생활을 배운다는 자세로 실습했다.
김성준 교수팀은 학문후속세대, 박사과정, 석사과정 등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같은 실험실이라도 각 선생님마다 연구하는 분야가 약간씩 달랐다. 본인은 videoanalysis of pressurized artery를 이용한 혈관수축 측정 실험을 하기로 했다.
연구분야가 결정되고 나서 박사과정을 졸업하신 선생님이 연구를 도와 주셨다. 초반에는 연구분야에 대한 이론 배경이 필요하기에 관련 논문 및 이론서를 읽는 시간이 많았다. 연구에 필요한 기초 실험도 배웠다.
본 실험은 약 3주 후에 시작됐다. 주로 rat의 장간막동맥(mesenteric artery)를 이용하여 혈관 평활근의 반응을 관찰했다.
혈관 평활근은 수축 조절을 통해 국소혈류량을 유지한다. 압력에 반응하여 혈관 내 직경을 조절하게 되는데 이 조절은 교감신경계, 호르몬 등 외부 요인에 의해서 조절을 받지만 평활근 스스로도 혈압에 반응해 혈류를 조절한다. 이러한 근원성 반응(myogenic tone)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관찰했다.
연구분야는 근원성 반응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연구를 하기 위해서 다양한 배경 지식이 필요했다. 논문과 책을 통해서도 습득할 수 있지만 같은 실험실 생활을 하는 다른 선생님들께도 배울 수 있었다. 내 연구 분야에 필요한 다른 연구분야의 지식을 듣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월요일 아침 8시마다 랩미팅이 진행됐다. 매주 한 명씩 본인의 연구 진행상황을 요약해 발표하는 시간이다. 1시간에서 1시간 30분 가량 토론을 통해 몰랐던 부분을 배우거나 잘못 알고 있었던 지식을 고칠 수 있었다.
3. 실습을 마치며
개인적으로 전일제 실험실 생활은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 농림축산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에서의 실습은 2주로 끝나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실습은 2달동안의 과정이어서 배울 것이 많았다.
당초 실습 기간이 2월 17일까지였지만 실험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내용을 경험하기 위해 2월 28일까지 실험실 생활을 계속했다.
비록 처음에 목표로 했던 만큼 결과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지만 대학원 실험실 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기초분야에 대한 진로를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수의과대학 학생들은 임상 분야 위주의 실습을 많이 하는 것 같다. 1차, 2차 동물병원 및 야생동물 등의 임상 분야도 많지만 기초 및 예방 분야도 매우 흥미로운 분야다. 학부생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매우 많다.
개인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늦게 알아서 매우 아쉬웠지만 다른 수의과대학 학생들도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실습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