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광고도 진정성` 홍보·동물복지 두 마리 토끼 잡은 광고들
KSFM 살롱드샤, 김선택 제일기획 아트디렉터 강연
“크리에이티브와 동물복지가 합해져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진정성이 중요하다”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가 19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토크 콘서트 살롱드샤(Salon de CHAT)에서는 동물을 매개로 수의사와 업계 전문가 6인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날 연자로 참여한 제일기획 김선택 아트디렉터는 ‘동물복지와 크리에이티브의 만남’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김선택 디렉터는 동물복지와 크리에이티브 요소가 만난 국내외 광고 5건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선택 디렉터가 처음으로 소개한 사례는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퓨리나(Purina)가 프랑스 파리에서 수행한 건강검진 캠페인 ‘Street Vet’ 광고다.
퓨리나는 반려견 소변검사장치를 장착한 길거리 전광판을 설치했다. 반려견이 소변을 보면 발판 아래 설치된 검사지를 통해 당뇨, 신장이상, 비뇨기계 감염, 콜레스테롤 이상 유무를 파악하고 전광판에 검사 결과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검사 결과 건강 이상이 의심될 경우 수의사 처방사료인 퓨리나 프로플랜 제품군을 추천하는 광고 효과도 놓치지 않았다.
김선택 디렉터는 “이 캠페인은 파리의 반려견 건강검진율을 74% 높이고, 견주들에게 반려견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62% 더 인식시키며 퓨리나의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또한 11%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두 번째 사례는 펫보험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DNB Bank의 펫 보험 광고다.
DNB Bank는 반려동물을 위한 응급구조 국가번호 설정을 위한 통합 캠페인인 ‘The Animals’ Own Emergency Number’를 진행했다.
노르웨이에 있는 견주 10명 중 9명이 반려동물이 위급한 상황에 어디로 전화를 걸어야 하는지 모른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DNB Bank는 이 광고를 통해 1500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에게 실제로 도움을 주었으며, 펫 보험 판매율이 1455%나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페디그리(Pedigree)는 유기견 입양에 초점을 맞춘 ‘The Child Replacement Programme’을 추진했다.
성인이 된 자녀가 집을 떠나고 난 후 외로움으로 ‘빈둥지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을 겪는 부모를 위해 유기견을 입양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다.
반려견을 찾는 노년 부부가 자녀의 성별, 이름, 성격, 식사량, 거주지 등을 입력하면 유기견을 매칭해 소개했다. 이와 함께 자녀가 입던 옷이나 침대 커버 등을 유기견을 위한 용품으로 제작해주는 방식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김선택 디렉터는 “유기견 분양이 88%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페디그리 매장 내 판매량이 16% 증가했다”며 “2017년도 칸광고제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로 소개된 광고는 루마니아의 에너지기업 에넬(Enel Romania)의 ‘The Nest Address’ 캠페인이다.
에넬사는 매년 봄 송전선 위에 철새가 둥지를 틀어서 수천 마리의 황새가 감전사하고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문제에 주목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전신주 위 철새 둥지의 사진을 찍으면 GPS를 통해 해당 위치가 에넬사로 전송된다. 에넬 직원이 출동해 철새를 위한 주소 간판을 걸어주고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결과적으로, ‘The Nest Address’ 캠페인을 통해 위험한 전신주 위의 철새 둥지를 발견하고, 위험한 둥지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사례는 국내에서 진행된 후드 하우스(Hood House) 캠페인이다. 김선택 디렉터가 직접 기획한 작품이다.
이마트의 펫용품 전문점 몰리스펫샵은 버려진 다운재킷 후드를 기부받아 길고양이 겨울나기를 위한 집으로 업사이클링 제작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겨울철 따뜻한 장소를 찾아 자동차의 엔진룸, 아파트 전력실을 드나드는 길고양이를 위해 버려지는 패딩모자를 고양이집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김선택 디렉터는 “몰리스펫샵에서 판매하는 길고양이용 사료 ‘러브투게더’의 판매량이 1,250% 증가했다. SNS에서 길고양이에 대한 긍정적 피드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 디렉터는 “예전에는 광고에 동물이 단순히 등장하기만해도 사람들에게 주목도와 호감도를 상승시켰다”면서 “앞으로는 크리에이티브와 동물복지가 합해져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진정성 있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지혜 기자 jihye956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