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의 다양한 분야 및 이슈에 대한 수의대생들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8기가 “수의학 A to Z”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수의학이라는 큰 틀 안에서 미리 학생들로부터 공모받은 알파벳에 따른 키워드를 정해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A부터 Z 키워드 기사가 계속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 알파벳 B는 혈액형(Blood-Type)입니다.
수의학을 공부한다면 개와 고양이의 혈액형은 기본으로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수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은 개와 고양이의 혈액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수의학 A to Z] Blood-type의 소주제를 ‘비전공자의 개와 고양이의 혈액형에 대한 인식’으로 정하고, 비전공자가 개와 고양이의 혈액형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1월 2일부터 1월 8일까지 구글폼을 통해 ‘강아지와 고양이의 혈액형에 대한 인식’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설문의 주요 내용은 ‘▲반려동물의 혈액형을 알고 있는지? ▲개와 고양이의 혈액형의 종류를 알고 있는지? ▲반려견 헌혈 시 조건을 알고 있는지? ▲반려견 헌혈 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알고 있는지?’였다.
일주일간 진행된 설문에는 총 137명이 응답했고, 10대부터 60대까지 골고루 참여했으며 20대가 73%(100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은 38%(52명)이었고, 반려동물과 함께한 기간은 3년 이상이 60.8%(31명)로 가장 많았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 중 반려동물의 혈액형을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7.7%(4명)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 중 ‘고양이의 혈액형 종류를 알고 있다’와 ‘개의 혈액형 종류를 알고 있다’라는 응답은 각각 11.7%(16명), 10.9%(15명)였다. 이 중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은 각각 6명, 9명이었다.
응답자의 5.8%(8명)가 반려견 헌혈 시 조건을 알고 있다고 답했고, ‘반려견 헌혈 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알고 있다’라는 응답자 비율도 같았다.
설문을 제작하면서 최소 반려동물 보호자의 20% 이상이 반려동물의 혈액형을 알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에서 반려동물의 혈액형을 소개하는 글이 2016년부터 점점 증가하고 있고, 2018년 기준 동물병원 내원율이 개와 고양이 모두 60%를 넘었기 때문이다(한국펫사료협회, 2018 반려동물 보유현황 및 국민 인식조사 보고서).
그러나 실제 설문 결과에서 반려동물 보호자 중 반려동물의 혈액형을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7.7%(4명)에 그쳤다. 또 반려동물 보호자 중 고양이와 개의 혈액형 종류를 알고 있는 응답자는 11.5%(6명), 17.3%(9명)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설문 기간이 짧고 응답자 수가 적어서 예상보다 낮은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응답자 대부분이 반려동물에게 혈액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양이 강아지한테 혈액형이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사람이 아닌 다른 동물의 혈액형은 생각해 본 적 없었어요.”
“개가 헌혈을 할 수 있는지 몰랐어요.”
응답자들이 직접 남긴 의견이다.
세 번째로,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하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Opensurvey에서 반려동물의 건강검진 주기를 조사했을 때 ‘정기적으로 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한다’가 49.8%로 가장 많았고, ‘1년에 1회’는 22.8%, ‘1년에 2회 이상’은 18.6%였다(Opensurvey, 반려동물 트렌드 리포트 2020).
그 밖에 반려동물 헌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영향도 있다.
보호자로서 반려동물의 혈액형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혈이 필요한 응급상황을 대비해서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혈액형을 미리 확인하고, 만약 희귀한 혈액형을 가지고 있다면 해당 혈액을 보유하고 있는 동물병원을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
이 설문을 통해서 일반인의 반려동물 혈액형에 대한 인식을 부분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 기사가 반려동물 보호자로서 알아야 할 기본 지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정해인 기자 hihaein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