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중산간 야생들개 2천마리 서식 추정‥유기견 줄여야
떠돌이 개가 번식·군집화..유기견 발생 억제, 들개 관리방안 병행 추진
유기견이 야생에서 들개로 적응하며 가축이나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제주에서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데, 제주도와 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가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내놨다.
제주도는 28일 ‘중산간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를 중심으로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약 8개월간 현장조사와 설문조사, 전문가 자문 등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야생들개’를 유기·유실로 인해 사람 손길에서 벗어나 산과 들에서 생활하며 번식하는 야생화된 개로 정의했다.
집에서 나와 떠돌이가 된 개라기 보다는 장기간 여러 세대에 걸쳐 번식을 거듭하며 야생에 적응한 형태다.
연구진은 산림지와 초지가 접한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1,626~2,168마리의 야생들개가 높은 확률로 서식하고 있다고 예측했다. 중산간지역(해발 300~600m)에서 포획된 유기견 개체수와 지역 환경변수를 고려한 추정치다.
통상 3~4마리의 들개가 군집생활을 하는 만큼 향후 자체 번식으로 개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야생들개가 최상위 포식자로 소, 닭과 같은 가축이나 노루 등 야생동물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수의 도민이 야생들개를 인식하거나 대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생들개 발생 줄이려면 유기견 막아야
동물등록제, 마당개 중성화 필요
연구진은 “야생들개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전방지대책과 현재 서식하는 들개에 대한 관리방안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사전방지책의 핵심은 유기견 방지다. 유기·유실을 줄이기 위한 동물등록제 강화, 중성화 수술 지속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시골지역에서 마당개나 시골개들이 번식하며 개체수가 늘어나고 이들 중 일부가 들개화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마당개 중성화 필요성이 지목된다. 제주도는 2019년부터 읍면지역 마당개 중성화수술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서식하는 야생들개에 대해서는 제주 맞춤형 관리방안을 개발하고,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할 지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 필요성을 제시했다.
유해야생동물은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로서 환경부가 지정한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조류나, 비행장 주변에 출현하는 조수류, 인명·가축·분묘 등을 훼손하는 멧돼지 등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다.
제주도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야생들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충효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중산간 야생들개에 대한 적절한 관리방안을 마련하여 도민들의 불안감 해소 및 안전사고 사전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