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로드 연재 첫 주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장편소설이 종이책으로 출간됐다. 김지윤 작가의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 그 주인공이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연남동 한구석에 자리 잡은 24시간 무인 빨래방을 무대로 하여,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의 희로애락을 감동과 사랑으로 담아냈다.
▲토마토 화분을 두드려 보세요 ▲한여름의 연애 ▲우산 ▲분신물 보관함 ▲대추 쌍화탕까지 총 다섯 가지의 이야기 속에 진돗개와 사는 독거노인, 산후우울증에 육아 스트레스로 힘든 나날을 겪는 엄마, 관객 없는 버스킹 청년, 만년 드라마 작가 지망생, 데이트 폭력 피해자, 아들을 해외에 보낸 기러기 아빠, 보이스 피싱으로 가족을 잃은 청년 등이 등장한다.
빙굴빙굴 빨래방에는 연두색 다이어리가 놓여있는데, 빨래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의 글을 남긴다. 소설이지만, 현실과 비슷한 공감 가는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연남동이 연트럴파크가 되기 전부터 오랫동안 연남동에 살았다고 한다. 어릴 적에는 마당에 나무 있는 집들이 즐비했던 동네가, 지금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젊음의 거리가 된 모습을 보았고, 그 속에서 간판을 내리는 작은 찻집과 서점, 건물을 지으며 부득이하게 떠나야 했던 원룸촌 사람들, 젊은이들 속에서 차 한 잔 마시러 갈 곳 없는 토박이 어르신들을 보며 포근한 이불처럼 따듯한 이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다고 한다.
특히, 소설 곳곳에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눈길을 끈다.
아내가 죽고 난 뒤부터 장 영감이 혼자 키우고 있는 하얀 진돗개 ‘진돌이’와 길고양이 출신 ‘아리’가 대표적이다.
“예전에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애완동물이라고 불렀어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르는 동물이라는 뜻으로. 근데 이제 그 말을 쓰면 아주 무식한 꼰대라는 말 들어요. 강아지나 고양이는 반려동물이니까요. 반려동물의 한자가 짝, 반 자에 벗, 려 자를 쓰는데, 짝이자 동반자이자 벗이라는 뜻인 거죠. 서로 의지하는. 둘이 한번 좋은 친구가 되어봐요”
길고양이 ‘아리’에게 간택당한 뒤 동물병원에 데려간 연우에게 장 영감이 건넨 말이다.
출판사 측은 “이름도, 나이도, 성별도 모르는 사람들이 연남동 어느 빨래방에서 만나 서로에게 위로를 전해주는 이야기”라며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우리 주변 어디나 있는 곳이다. 어디선가 포근한 섬유 유연제 시트 향이 느껴지면 그곳엔 당신만의 ‘빙굴빙굴 빨래방’이 문을 열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저자 : 김지윤 / 출판사 : 팩토리라인 / 페이지 : 372쪽 / 정가 : 1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