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수의계 내외부에서 다양한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에서 올해 게재된 기사 중 관심도를 기준으로 ‘2023년 수의계 주요 이슈 20개’를 정리했습니다.
과연 올해 수의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11~20위([2023 수의계이슈 11∼20위]#인터벤션#과장광고#수의법의학#고양이AI)에 이어 2023년 수의계이슈 1~10위를 살펴보겠습니다.
10.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연임
제27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에서 기호 2번 허주형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2020년 대한수의사회 역사상 첫 직선제 회장으로 선출된 허주형 회장은 기호 1번 최영민 후보를 199표 차로 따돌리고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대국회업무·회원소통’ 방점
9. 국가 제도로 추진되는 전문수의사(수의전문의) 제도
전문진료, 특화병원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도 외과동물병원, 치과동물병원, 피부동물병원 등 전문진료동물병원 개원이 이어졌습니다.
학회별로 한국수의전문의·인증의 제도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대체로 안과·피부과가 앞서가고 내과, 외과 순으로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동물의료 개선방안(안)’에 전문수의사 자격 및 전문과목 표시 제도 도입 계획이 담겼습니다.
현재 개별학회별로 운영 중인 전문의 인정 시스템을 총괄할 수 있는 운영조직을 수의사회 내에 설립하고, 수의사회 협조를 받아 전문수의사 및 전문과목 도입 세부 방안을 마련한 뒤, 전문수의사(전문의) 자격을 인정받은 수의사만 동물병원에 치과·안과 등 전문과목 표시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같은 듯 다르게’ 속도 내는 안과·내과·피부과 수의전문의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38] 케어덴 동물치과&내과병원
8. 동물진료비 부가세 면세 확대
2023년 10월 1일부터 동물진료비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 ‘예방 목적의 진료’에서 ‘예방 및 치료목적의 진료’로 확대됐습니다. 102개 항목이 면세 대상 항목으로 지정되면서, 상당수의 동물진료비가 면세항목으로 전환됐습니다.
정부는 “치료 목적의 진료항목까지 대폭 확대하여 반려동물 다빈도 진료항목 100여 개의 진료비 부가세를 면제함으로써 최대 9.1%까지 진료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등은 면세 항목이었고, 동물병원의 불공제매입세액의 증가로 인해 실제 보호자가 느끼는 진료비 절감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올해 10월부터 반려동물 다빈도 진료 100종 부가세 없앤다
부가세 면세되면 진료비 새로 게시해야..대수 가이드라인 내용은
동물진료비 부가세 면세 확대로 동물병원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 가능
7. 국내 최초 럼피스킨병 발병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인 소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 LSD)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병했습니다.
방역당국은 럼피스킨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고 미리 백신을 비축하고, 긴급행동지침(SOP)을 마련해놨습니다. 전국 모든 소 농장에 긴급백신 접종을 시행한 뒤 4주간 추가 확진이 나오지 않으면서 최근 이동제한 조치가 모두 해제됐습니다.
누적 발병 건수는 전국 34개 시군에 총 107건이었습니다.
충남 서산 한우농가서 럼피스킨병 국내 첫 발생..전국 스탠드스틸
6. 심각해지는 동물병원 경영악화
동물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말은 매년 나왔지만, 올해는 유독 그런 말이 많이 들렸습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1인 동물병원뿐만 아니라 대형동물병원들의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경기 침체,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반려동물임상으로의 과도한 쏠림 현상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동물병원 경영악화는 개원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데일리벳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지역별 동물병원 개·폐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2년의 동물병원 개원 숫자가 가장 낮았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낮아졌던 동물병원 폐업률은 3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국내 동물병원 수 10년간 1,400개 증가..코로나 여파로 폐업 줄었다?
동물병원 경쟁, 6대광역시도 치열한 곳은 서울 강남 못지않다
동물병원 내원 줄고 건당진료비 상승..최초 방문고객 절반은 그대로 이탈
5. 영리법인 동물병원 유예기간 종료
10년간 주어졌던 영리법인 동물병원 유예기간이 2023년 7월 30일 자로 종료됐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에 영리법인 동물병원은 모두 사라졌고, 앞으로도 개설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영리법인 동물병원은 개인동물병원으로 전환했으며, 기존 법인은 동물진료업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남겨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국내 최초 2차진료 동물병원인 해마루동물병원이 반려동물의료재단(비영리 재단법인)을 설립해 관심을 받았습니다.
해마루동물병원, 비영리 형태 반려동물의료재단 설립 추진
의료재단으로 다시 태어난 해마루, 의료복지·사회공헌사업 추진
4. 더욱 심각해진 공직수의사(가축방역관) 기피 현상…처우개선 촉구 목소리도 커져
수의사의 공직 외면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전북도가 수의직 공무원 41명의 선발계획을 공고했지만, 지원자는 4명에 그쳤습니다. 타 지자체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강원(선발계획25, 지원3), 충남(선발계획33, 지원2), 경북(선발계획41, 지원9), 전남(선발계획55, 지원4) 등 여러 지자체의 수의직 공무원 원서 접수율이 10~20%대에 그쳤습니다.
가축방역관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경기도의회, 충청남도의회가 가축방역관 처우개선을 촉구했고, 경북동물위생시험소는 수의대를 찾아 홍보·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의직 공무원의 특수업무수당이 내년부터 월 10만원씩 인상될 예정입니다.
‘55명 뽑는데 4명 지원’ 원로들도 걱정하는 공직 수의사 외면
경기도의회, 가축방역관 6급 상향·공방수 복무기간 단축 등 촉구
14명 공고했지만 채용은 1명 그쳐..경북도청, 수의사 확보 위해 대학 찾았다
‘내년부터 수의직 공무원 수당 월10만원 인상’ 공무원수당규정 입법예고
3. 비수의사 가축방역관 추진 논란
가축방역관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비(非)수의사를 가축방역관으로 임명할 수 있는 가축전염병예방법 정부입법 개정안을 추진해 논란이 됐습니다.
여러 수의사단체가 즉각 반발했으며, 한 수의과대학 학생은 농림축산식품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쳐 수의계 전체에 큰 울림을 줬습니다.
‘비수의사 가축방역관 법 개정 즉각 철회하라’ 1인 시위 나선 수의대생
소임상수의사회 ‘비수의사 가축방역관은 본질적 가치 상실한 요식행위’
2. 늘어나는 공공동물병원
성남 시립동물병원이 지난 9월 문을 열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장애인뿐만 아니라 65세 이상의 일반 반려동물도 진료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이라고 무조건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으로 볼 수 없는데, 세금으로 지원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동물병원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담양(담양군 반려유기동물 공공진료소), 순천(순천시 반려유기동물 공공진료소), 성남(성남 시립동물병원)에 이어 김포시도 곧 반려동물보건소를 만들어 일반시민 대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공공동물병원의 진료 대상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성남 시립동물병원 22일 개소…65세 이상 보호자 반려동물도 진료
성남 시립동물병원, 개원 이후 한 달 동안 120여 명 이용
김포시 “반려동물 보건소 만들어 유기동물 아닌 일반 시민 동물 진료
1. 동물진료비 게시제·공시제 시행
2023년 1월 5일부터 2인 이상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주요 동물진료업 행위에 대한 진료비 사전게시제가 시행됐습니다.
게시한 진료비용을 전국적으로 조사해 공개하는 진료비 공시제도 8월 3일 시행됐습니다. 동물병원 진료비를 공시하는 홈페이지(animalclinicfee.or.kr)에서 지역별로 진료비 평균비용, 최저비용, 중간비용, 최고비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시된 진료비가 정확하지 않아서 오히려 보호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 1월 5일부터는 진료비 게시제가 전체 동물병원(1인 동물병원 포함)으로 확대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내년 진료비 조사 및 공개(공시제)를 할 때는 1인 동물병원도 조사 대상에 포함됩니다. 정부는 진료비 게시항목을 현행 11개에서 20개로 대폭 확대할 방침입니다.
오늘부터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지역별 평균·중간값 비교
“공개된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정확하지 않다” 응답 79%
이외에도 ▲동물보건사 낙동강오리알 사태 ▲충북대 수의대 동물보건학과 신설 추진 ▲인체용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반려동물의약품 생산 허용 ▲비윤리적 수의사 면허정지 요구 법안 통과 ▲동물의료·동물복지 관련 정부 조직 확대(동물복지환경정책관 신설) ▲수대협의 수의사 국가시험 문항 및 정답공개 행정소송 ▲공중방역수의사 대규모 미달 사태 ▲반려동물 경매업 퇴출 및 6개월 미만 개·고양이 판매 금지법(루시법) 발의 및 업계 반발 ▲수의계와 보호자 커뮤니티 협력 논란 등이 20위권 밖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모두 2023년 잘 마무리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