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장애견은 다 어디로 갔을까? 불편한 건 장애가 아니라 장애견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이었다.
동물행동의학을 전공하는 수의사가 자신이 키우는 장애견에 대한 에세이를 펴냈다.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에서 동물행동의학 전문의 과정 중인 이연희 수의사가 자신의 반려견 ‘모리’에 대해 쓴 ‘장애견 모리-여우를 기다리는 어린 왕자처럼 아픈 개들을 대해 주었으면’이 최근 출간됐다.
모리는 태어날 때부터 기형으로 태어난 장애견(저먼셰퍼드)이다. 이연희 수의사는 수의대생 시절 실습 중인 동물병원에서 모리를 처음 만났다. 안락사를 위해 동물병원에 왔을 때였다. 모리에게 자꾸 눈길이 갔던 작가는 원장에게 허락을 받고 모리를 산책시켜 주기 시작했다. 관절 기형을 갖고 태어난 모리는 제대로 걸을 수 없었기 때문에 산책이 아니라 작가가 개를 들고 외출했다고 보는 편이 맞겠다. ‘모리’도 이연희 수의사가 지어준 이름이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따왔다.
당시, 수의대생이었음에도 개를 한 번도 키워보지 않았던 작가는 결국 모리를 직접 키우기로 결정했다.
모리를 키우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모리의 장애보다 “이런 개를 도대체 어떻게 키워?”라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이 작가를 더욱 힘들게 했다. 하지만, 도움을 주는 많은 사람들 덕분에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모리를 잘 키울 수 있었다.
특히, 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인 김선아 수의사(현 코넬대 수의대 교수)가 모리의 공격성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도왔다. 모리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라고 제안한 것도 김선아 교수였다. 김선아 교수는 책 뒷부분에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개일 뿐입니다’라는 글도 적었다.
책은 ▲저자 서문 ‘조금 불편하더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1장 ‘보통의 개처럼 살아보지 못한 개’ ▲2장 ‘우리 개가 얼마 못 산대요. 그래서 연애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 ▲3장 ‘여우를 기다리는 어린 왕자처럼 아픈 개들을 대해 주었으면’ ▲4장 ‘장애견이라 불편한 게 아니라 시선과 편견이 불편하다’ ▲5장 ‘나만 슬퍼할 테니까 너는 내 생각하지 말고 마냥 철없이 지내’ ▲동물행동의학전문의가 본 모리 이야기(김선아)로 구성되어 있다.
출판사 책공장 더불어는 “모리는 스스로 노력해서 보통의 삶을 살아냈고, 작가는 도움을 주는 사람들 덕분에 위기를 잘 버티면서 좋은 보호자가 되었다”며 “모리의 이야기는 도움이 필요한 동물과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자 : 이연희 / 출판사 : 책공장더불어 / 페이지 : 256쪽 / 정가 :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