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수의계 내외부에서 다양한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에서 올해 게재된 기사 중 관심도를 기준으로 ‘2024년 수의계 주요 이슈 20개’를 정리했습니다.
과연 올해 수의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우선 11위부터 20위까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 동물약국 통한 동물용의약품 오남용 심각…약사예외조항 논란
올해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송파병)이 비아그라 성분(실데나필)과 동일한 동물용의약품이 동물약국에서 동물 확인도 없이 판매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실데나필은 수의사처방대상 성분이지만 수의사처방제 약사예외조항 때문에 약국에서 아무한테나 그냥 판매해도 합법입니다. 처방전도 필요 없고, 동물확인도 필요 없습니다.
올해 초에는 한 동물약국이 동물 자가진료에 사용할 전문의약품을 판매하기 위해 불법 처방전 발급 방법을 보호자에게 안내한 사건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2024국감] 동물 확인도 없이 약국서 동물용 실데나필 구입..약사예외조항 구멍
“이렇게 처방전 받아오세요” 보호자에 불법 처방전 발급 안내한 동물약국
19.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관심 증가
올해는 반려동물 항생제내성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컸습니다. 3년간 진행된 ‘국내 동물병원 항생제 사용 현황’ 조사 결과(주관 연구기관 페토바이오)가 자세히 공개됐고, 항생제 내성 관련 국제심포지엄 원헬스 세션에서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해까지 진행한 원헬스 항생제 내성균 다부처 사업(R&D)의 사업 성과도 공유됐으며,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도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데이터 수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려동물 항생제①] 국내 동물병원 항생제 사용 현황과 내성
동물병원 입원환자가 산책하는 공간에서까지 내성균을 찾아냈다
원헬스 항생제 내성균 다부처 공동대응사업 1기 성과 달성도 91.8%
세계동물보건기구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데이터 수집 강화’
18. 심각해진 공중방역수의사 미달사태
수의직공무원 기피 현상과 함께 공중방역수의사 미달 사태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임용된 공방수는 100명 남짓으로 선발인원(150명)의 2/3수준에 그쳤습니다. 수의장교 선발을 피하기 위한 ‘수의사관후보 대거 취소 행렬’도 벌어졌습니다.
복무기간 단축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공중방역수의사 수급 관리와 처우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를 법제화하는 법안(공중방역수의사법 개정안)도 발의됐습니다. 농식품부는 최근 수의대생을 대상으로 공중방역수의사제도 설명회까지 열었습니다.
공중방역수의사 미달 더 심해졌다..수의장교 피하려 대량 취소 사태까지
공중방역수의사 미달 이어지자..수급·처우 실태조사 법제화 추진
17. 거세진 ‘동물진료부 공개’ 압박
2024년은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의무화에 대한 압박이 한층 커진 한 해였습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진료부공개 수의사법 개정안이 연이어 발의됐고, ‘반려동물 진료기록 열람 또는 사본 제공’이 농식품부의 ‘중요도·시급성이 높은 규제혁신 과제 50개’에 포함됐습니다.
수의계는 “선결조건(동물자가진료 완전철폐, 수의사처방제 약사예외조항 삭제) 없이 동물진료기록이 공개되면 동물학대와 의약품 악용에 따른 공중보건 위협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반려동물 진료기록 열람 또는 사본 제공’ 정부 규제혁신 과제로 확정
16. 줄기세포 치료 관심 증가
2023년이 인터벤션시술(중재시술)과 최소침습수술(MIS)에 대한 관심이 커진 해였다면, 2024년은 줄기세포, 엑소좀 등을 활용한 재생의료/재생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해였습니다.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을 비롯한 많은 동물병원에 줄기세포치료센터가 생겼고, 벳스템솔루션은 일선 동물병원의 줄기세포 치료 증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동 연구에 나섰습니다. 여러 학회·세미나에서도 줄기세포가 강의 주제로 다뤄졌습니다.
건국대동물병원, 국내 수의대 최초 줄기세포치료센터 개소
줄기세포 치료하는 동물병원들 함께 증례 모으고 치료 프로토콜 만든다
15. 2주기 수의학교육인증 완료 눈앞…첫 신임교수 워크숍
수의학교육 분야에서도 여러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에만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강원대, 전남대 수의대가 인증을 받으며, 2주기 수의학교육인증이 거의 마무리됐습니다.
3주기 수의학교육 평가인증은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이며, 제주대·충북대는 유럽수의학교육인증(EAEVE) 공동 추진을 논의했습니다.
최근 임용된 수의대 교수를 대상으로 ‘전국 수의과대학 신임교수 워크숍’도 처음 열렸고, 수의기본진료수행지침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3주기 수의학교육 인증선 ‘완전인증’ 못 받는 대학이 다수가 될 것”
전국 수의대 신임교수 워크숍 첫 개최..‘교육’에 초점
14. 높아진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위험
2024년에 동물인플루엔자의 인체감염에 대한 위험성이 많이 경고됐습니다.
미국 젖소농장에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젖소→고양이, 젖소→사람 감염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에 고양이 고병원성AI 감염 사례가 있었고, 매년 고병원성AI가 발생하면서 “곧 한국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플루엔자의 사람 감염 위험성도 높습니다. 이처럼, 동물인플루엔자의 인체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착 이상징후를 신고한 수의사는 피해를 본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미국 젖소 고병원성AI, 14개주 320개 우군 감염..살처분 없어도 경제적 피해 ↑
동물 인플루엔자 사람으로 오는데..신고한 수의사는 불이익 ‘다음엔 신고 않겠다’
13. 동물병원 분류, 국제 인증 관심 높아져…AAHA 인증 병원 탄생
올해는 동물병원 분류, 동물병원 및 수의사 국제 인증에 대한 관심이 큰 한 해였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동물의료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상급동물병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습니다.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 중입니다. 연구진은 국내 동물의료제공체계를 일반동물병원(1차), 상급종합동물병원(2차), 전문동물병원(특정과)까지 3종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미국동물병원협회(AAHA) 인증을 받은 동물병원도 탄생했습니다(로얄동물메디컬센터). 현재 복수의 동물병원이 AAHA 인증을 추진 중입니다.
한국동물병원협회(KAHA)는 임프루브 인터내셔널과 계약을 체결하고, 소동물내과, 고양이, 치과·구강외과 등 다양한 국제인증과정을 한국에 런칭했습니다.
동물병원 1·2차 나누고, 2차 병원만 ‘동물의료센터’ 명칭 가능..분류체계 연구 결과는
[사설] 상급병원·전문병원 제도 도입 시 지원 체계도 마련해야
로얄동물메디컬센터, 미국동물병원협회 인증 국내 최초 획득
12. 수의사 사업소득 증가율 연 12.6%로 전문직 1위
수의사 소득, 동물병원 매출 관련 기사들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2014년~2022년 귀속 전문직 종사자 업종별 사업소득 현황’에서 수의사의 연평균 사업소득이 매년 12.6%씩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올해 3월부터는 국세청이 국세통계포털(TASIS)에서 여러 업종의 매출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는데요, 2022년 기준 개인사업자인 전국 동물병원의 평균 연매출은 3억 6,616만원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습니다.
수의사 사업소득 증가율 연 12.6%로 전문직 1위…의사 8.3%, 약사 5.5%
11. 수의사 폭행 영업사원 논란
올해 초, 동물약품 업체 영업 담당 직원이 수의사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건이 알려져 수의계의 공분을 샀습니다. 피의자는 해당 사건을 작성한 데일리벳에 대해 열람차단, 반론보도문 게재, 100만원 지급을 요구하는 언론조정신청까지 냈습니다.
피의자에게는 100만원의 벌금형(약식명령) 판결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목 밀치고 손목 꺾고…수의사에 폭력 가한 동물약품 영업사원
[2024 수의계이슈 1~10위] 기사도 곧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