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어 행복한 수의사’ 성기창 울산 반려동물 문화센터장 “울산을 반려동물문화 메카로”
울산광역시 반려동물 문화센터 애니언파크, 성기창 센터장을 만나다

울산광역시 북구 호계동에 위치한 울산 반려동물 문화센터 애니언파크는 교육 인프라에 초점을 맞춘 대규모 반려동물 관련 종합 시설입니다.
부지면적 1만 3천㎡, 지상 2층·지하 1층의 연면적 1,998㎡ 규모로 건립에 국비 22억원을 포함한 111억여 원이 투입됐고, 동물(Animal)과 사람(Human)이 함께하는 사랑이라는 의미의 애니언 파크(Anian Park)로 명명됐죠.
애니언파크 설립에는 울산광역시수의사회의 역할이 컸습니다. 2012년 전국 지자체 최초 반려견 운동장인 울산애견운동공원 설치에 기여한 울산시수의사회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14년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에게 공식 건의하여 반려동물 문화센터 건립 공약 채택을 이끌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20년 9월 울산 반려동물 문화센터가 정식 개관했고, 울산광역시는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선포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개관 5년 차를 맞이한 울산 반려동물 문화센터는 올해부터 (사)꿈빛소금이 수탁 운영합니다.
2005년 설립된 교육재능기부단체 꿈빛소금은 원헬스 구축으로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고, 사람의 복지와 동물의 복지를 접목시켜 사회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물매개치료교육, 초등학생 대상 동물사랑교육, 청소년진로직업체험 교육 등의 활동으로 2013년, 2014년, 2016년, 2017년, 2020년까지 총 5회 교육기부대상을 받아 비영리사단법인 최초로 ‘교육기부대상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사)꿈빛소금 대표는 성기창 수의사입니다.
성기창 수의사는 비영리사단법인 ‘꿈빛소금’과 학성동물매개치료센터를 세워 동물매개치료 활동에 매진한 공을 인정받아 2015년 대한민국수의사대상을 받았고, 2014년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 2015년 대한민국수의사대상, 2018년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개인 부분)을 수상했습니다.
‘꿈이 있는 행복한 수의사’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성기창 대표는 30년간 동물병원을 운영한 임상수의사였지만, 현재는 동물병원을 접고 자신의 꿈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꿈빛소금 대표로서 최근 울산 반려동물 문화센터 센터장으로 취임한 성기창 수의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센터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울산을 반려동물 메카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울산이 전국 지자체 최초로 애견운동장을 만들었잖아요? 반려동물 문화센터는 그 연장선입니다.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많이 늘었고, 관련 시설도 생기고 있지만, 반려동물 문화 정착은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시민들의 인식과 의식이 개선되고 반려동물 문화를 같이 즐길 수 있게 되어야 합니다. 이런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생명존중에 대한 가치관을 가질 때 우리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생명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해 봐야 합니다. 반려동물도 생명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살아있는 생명체와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면, 약자에 대해 배려도 할 수 있고, 학교폭력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울산 반려동물 문화센터가 반려동물 문화 정착 및 청소년들의 생명존중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도 자리 잡도록 하고 싶습니다.

Q. 울산 애견운동공원 언급을 해주셨는데, 2012년 남구에 설립된 울산 애견운동공원 설립에 기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울산광역시수의사회장일 때 추진했습니다. 사실 그 전부터 노력했었는데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울산시수의사회장이 되니 사람들을 만나고 설득하는 게 조금 수월해지더군요.
‘사람도 먹고살기 힘든데…’라는 반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래도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해야 되지 않냐’고 설득했습니다. 대한수의사회지를 비롯해 여기저기에 기고도 하고, 설득했습니다. 당시 김옥경 대한수의사회장님께서 직접 울산에 와서 힘을 실어주기도 하셨어요.
그렇게 힘들게 애견운동장이 설립됐고, 개장식 때 정말 많은 사람이 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지자체가 벤치마킹하는 공간이 됐죠.



Q. 센터장으로서 울산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소개해 주신다면?
울산 반려동물 문화센터는 반려인들이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힐링 공간입니다. 대형견과 소형견 동반 놀이터가 구분되어 있어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린아이들이 방문해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동물 관련 직업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동물과 관련된 각종 이벤트, 행사를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반려견 교육 및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야외교육장, 빵과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와 고객쉼터, 반려동물 관련 도서 등 다양한 도서가 있는 도서관, 반려견 미동반 고객을 위한 체험학습 전용 콘텐츠 전시관, 반려견을 직접 목욕시킬 수 있는 반려견 목욕실,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쉴 수 있는 반려견 동반 가족쉼터, 행동풍부화 시설과 물놀이장을 갖춘 반려견 동반 놀이터 등이 있습니다. 목욕실, 동반 가족쉼터, 동반 놀이터는 모두 소형견과 대형견 공간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야외 테라스, 포토존, 이벤트실, 체험교육실, 영상교육실, 유기동물 입양홍보관 등이 있습니다.




Q. 센터장 취임 후 어떤 활동에 중점을 두고 계신가요?
기존에 잘해오던 것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시설의 미비점을 찾아서 개선하고 있고,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하나씩 시행하고 있습니다.
반려견 예절교육, 행동교육 교육, 스포츠 교육, 반려견 훈련 무료강좌, 펫푸드·의료·반려동물용품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미용사·훈련사 직업훈련교육, 청소년수련활동 인증 프로그램인 ‘반려동물은 내 친구!’ 체험 교육도 진행됩니다. 또한, 펫로스증후군 교육, 유기동물입양자 홈커밍데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에요.
취임 이후 ‘함께’, ‘차별화’, ‘경쟁력’ 3가지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한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Q. 교육을 많이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교육이 저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반려인은 동물을 좋아하는 감정만 가지고 양육을 시작하고 교육을 잘 받지 않습니다. 펫티켓 얘기를 해도 ‘다 알아요’, ‘우리 애는 안 그래요’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죠. 이런 분들도 교육을 받아야 신념을 갖고, 반려동물을 더 잘 양육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반려동물 문화 성장이 제대로 될 수 없어요. 짝다리 성장이죠.
이러한 교육을 통해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문화를 만들고, 동물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수의사이고, 동물매개치료교육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교육에 전문성이 있고, 그게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동물병원을 30년간 운영하셨는데, 현재 임상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나 미련은 없나요?(편집자 주 : 성기창 센터장은 지난 2021년 대구보건대 반려동물보건관리과 교수로 취임하며 동물병원을 정리했다).
전혀 없습니다.
원래부터 교육에 뜻이 있었기 때문에 학교로 가고 싶었습니다. 동물병원을 하면서도 2003년부터 겸임교수, 초빙교수, 강의전담교수 등으로 여러 곳에서 강의를 계속해 왔고, 강의할 때면 참 보람이 컸어요.
그렇게 대구보건대를 내가 원하는 멋진 학과로 만들어 보고 싶어서 갔습니다. 대구에 원룸을 잡아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대구에 있으면서 학과를 차별화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말 동물보건사 양성기관 평가인증(3년 완전인증)을 획득했죠.
그리고 지금은 울산에서 태어나서 울산에서 쭉 자란 울산 토박이로서 울산의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기여하기 위해 울산 반려동물 문화센터로 왔습니다.


Q. 예전 인터뷰 때도 느꼈었지만, 항상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 하는 일에 큰 사명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수의사로서 빠른 길로는 못 가도 바른 길로 가려고 노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돈은 많이 벌지 못했지만, 다른 가치를 더 중요시하게 됐죠.
저도 처음에는 이러지 않았어요(웃음). 1991년 동물병원을 개원했는데, 동물병원을 운영하면서 돈 버는 삶에 만족했습니다. 직접 봉사는 하지 않고, 지역 봉사단체에 기부활동을 하는 정도였죠. 그런데 2005년에 울산에서 어린 학생이 개에 물려 죽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어요. 그 뉴스를 보면서 ‘수의사인 내가 뭘 하고 있나. 수의사로서 재능기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물을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유치원에 봉사 교육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동물매개교육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사회적 인식에대해 강조하다 보니 제 가치관도 점점 구체화됐습니다. 제가 말을 함으로써 제 가치관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죠. 말한 게 있으니 꼭 지켜야 하잖아요?(웃음).
저는 스스로를 ‘꿈이 있어 행복한 수의사’라고 생각해요. 꿈이 있어 행복한 수의사가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자, 그리고 청소년들의 꿈 실현을 돕자는 생각에 사단법인 이름을 ‘꿈빛소금’으로 정했어요. 지금 꿈빛소금은 중구청소년센터도 위탁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진로 연결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울산을 반려동물문화의 메카로 만들고 싶습니다. 단순한 말이 아니라, 울산의 반려동물문화의 변화를 이끌고 싶어요. 남구의 애견운동장과 이곳(반려동물 문화센터)이 만들어지고 여기저기서 벤치마킹을 엄청 왔습니다. 지금도 많이 오고요. 이처럼 좋은 시설을 시민들이 더 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반려인들만의 힐링 공간이 아니라 비반려인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 힐링 명소를 만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성이 없는 기관은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거든요.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울산의 반려동물문화 정착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