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난데없이 대한민국이라는 선박이 비틀거린다. 이 선박에는 이제까지 수많은 질병이 왔다갔지만 지금처럼 깜깜할 때는 없었다. 현재 질병이 어디서 시작되었으며, 어느 병원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누가 감염되었는지도 모른다. 5천만 국민들은 정부만 보고 있는데 모든 정보의 독점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실상을 알리지 않고 있다.
이는 꼭 일본이라는 나라를 전혀 알지 못하고 당한 임진왜란 때의 선조, 재조지은이라는 명문에 얽매여 신흥강국인 청나라를 외면하는 병자호란 때의 인조, 북한이 코앞에 왔는데 북진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 하며 국민을 적 치하에 두고 줄행랑을 친 한국전쟁 때의 이승만을 보는 것 같은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아니 가까이는 작년 비극적인 사태를 겪은 세월호 침몰사고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어린 학생들이나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이야기하고 선원들만 살겠다고 도망치고, 그 선원을 조타실에서 구조하면서 선원인 줄 몰랐다고 어이없는 답변을 늘어놓는 해경들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분개하였다. 지금 메르스 공포가 그것이다. 국민들에게 발생병원, 발생지역, 발생 된 사람들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정부만 믿고 기다려달라는데 메르스는 더 기승을 부린다.
정부는 2010년 후반기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구제역 사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때 당시 누가 전국에 구제역바이러스를 전파하였는지를 알면 이번 메르스를 막을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 간에도 이런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고 오로지 쉬쉬하면서 국민을 대하는 데 어떻게 막을 것인가?
6월 5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뒤늦게 평택성모병원을 공개하며 5월 15일부터 29일 까지 이 병원을 이용한 사람은 신고하라고 한다.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비공개원칙이 오히려 질병의 확산을 막지 못하고 허물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지금은 누구나 다 아는 서울대형병원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되고 있는데 국민이 불안할 까봐 공개를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메르스 환자가 탄 버스와 이동한 시간대를 공개할 것이라고 한다. 어이없는 정부, 전혀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정부의 모습이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낙타의 Corona virus의해 사람에게 변이된 바이러스이다. 즉 인수공통전염병의 일환이다. 2008년 케나다 벤쿠버에서 개최된 제29회 세계수의사회 대회(33회 세계수의사회 대회는 2017년 한국에서 개최된다)의 한 테마에서 OIE(세계동물보건기구)는 앞으로 전 세계 전염병은 인수공통전염병 형태로 나타나며, 각국은 이에 대해 동물의학을 전공한 수의사와 사람의학을 전공한 의사간에 서로 정보를 공유하여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하였다. 그 이후 전세계적은 One Health 개념의 도입되어 올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세계수의사회와 세계의학회가 합동으로 One Health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지금부터라도 모든 정보를 공개하여 국민과 의료진, 더 나아가 방역의 최고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수의사의 협력을 구하여야 한다. 더 이상 메르스 정보공개에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된다. 공개를 해야만 더 적극적인 방역대책과 국민의 협조를 구할 수 있다. 지금 국민은 바다 위에 침몰하는 세월호에 갇힌 어린학생들의 모습이다. 이 어린학생들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는 빨리 탈출구를 열어주는 것이다. 이게 오히려 어린 학생들을 겁먹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세월호의 선원이 될지 말지는 정부의 선택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