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원인이 불분명한 집단 호흡기 질환이 발생해 55명의 감염자를 발생시켰던 ‘건국대학교 집단 폐렴 사건’이 일단락됐다.
사람간 전파가 없었고, 환자 전원이 퇴원했으며,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 발표까지 이어지면서 사건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환자들과 해당 건물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흙이나 식물에서 발견되는 ‘방선균’이 집단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사료를 많이 취급하는 실험실 환경에서 유기분진과 관련된 병원체의 증식이 이뤄지고, 가동이 중단된 환기 시스템을 통해 다른 층의 연구진에게 확산돼 집단 발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사료 관련 실험에 참가한 연구진에서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2.5배 발병률이 높았고, 가스 확산 실험으로 층간 공기 확산 과정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건국대학교는 호흡기질환 발생에 대한 사과에 함께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건국대 “실험실 연구환경 개선 및 안전관리 강화”
건국대는 교내 연구안전을 관리하는 조직인 안전관리팀과 생물안전위원회를 확대 개편하고, 교내 각 건물별 연구실 안전환경 관리자와 650개 실험실별 안전관리 책임자를 새롭게 지정했다.
또한, 매년 연구수행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생물안전교육을 확대 개편하여 생물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와 모든 연구책임자에게 생물안전교육을 실시하기로 했으며, 실험실 연구와 관련한 생물안전교육 4시간 이수(법정 교육 2시간)를 대학원생(석박사 학위자)의 필수 졸업요건으로 하고, 학부생을 대상으로 실험실 연구안전 관련 교과목을 지정교양으로 개설하기로 했다.
사건이 발생한 동물생명과학관 건물에 대해서는 내부 전체를 소독·제독하고, 실험실 공기를 흡입해 빼내는 장치인 흄 후드(Fume hood) 배출구와 환기시설을 각 층별로 분리 시공하기로 했다.
회복한 연구진에 대한 관리도 진행된다.
건국대는 “퇴원 환자 지원과 연구시설 안전 개선 등 사후 대책을 총괄하는 ‘후속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퇴원한 환자의 건강상태와 심리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며 의료기관과 협력해 후속 치료와 관련한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다시 한 번 교내 연구실험 시설에서의 호흡기질환 발생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환자와 가족, 학생과 학부모 여러분들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