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한국표범 한반도 복원 위해 협력한다
러시아 ‘표범의 땅’ 국립공원-한국범보전기금 MOU 체결..유전자 연구, 표범홍보 협력
국내에서 사라진 한국표범과 한국호랑이를 복원하기 위해 한국과 러시아 연구자들이 협력한다.
한국범보전기금(대표 이항 서울대 교수)은 러시아 ‘표범의 땅’ 국립공원과 한국표범 보전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과거 한반도를 중심으로 서식했던 한국표범과 한국호랑이는 일제시대를 기점으로 자취를 감췄다. 중국 동북지역과 러시아 연해주에 호랑이 500여마리와 표범 70여마리가 남아있는 것이 고작이다.
2012년 러시아에서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표범의 땅’은 연해주 남서부의 중국 및 북한 접경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밀렵단속 등 러시아 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한국표범 서식지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범보전기금과 표범의 땅 국립공원은 한국표범의 유전적 연구와 생태관광 프로그램 연계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표범의 땅 국립공원이 제공하는 검체를 한국범보전기금이 유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표범 개체수와 이동 양상을 추적하는데 기여할 방침이다.
아울러 표범의 땅 국립공원이 운영 중인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한국 시민들이 접하게 함으로써 한국표범 복원의 필요성을 알리는데 주력한다. 표범의 땅 국립공원 측은 공원 내 고려인 문화유적을 복원하여 ‘코리아 트레일’ 코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항 서울대 교수는 “국내서는 멸종한 한국표범의 유전자 샘플과 서식지 특징 등의 정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한반도 복원을 위한 잠재적인 서식지 연구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표범의 땅 국립공원을 통해 한국 시민들이 표범 복원에 관심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타티아나 바라노프스카야 표범의 땅 국립공원장도 “야생동물보전을 위해서는 과학적 연구기반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우리 곁에 사는 동물’이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한러 양기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