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파테롤 성분 국내 잔류허용기준 없어..잔류기준 없는 물질이 검출되면 원칙적 중단
미국 등 외국 잔류허용기준보다 검출수치 낮아
식약처는 질파테롤(zilpaterol)이 검출된 미국산 쇠고기 22톤을 불합격 조치하고 문제의 쇠고기를 생산한 미국 작업장에 대한 수입 중단조치를 내렸다고 8일 밝혔다.
문제의 쇠고기는 미국의 대형 육류생산업체 중 하나인 JBS의 자회사, SWIFT BEEF의 한 작업장(작업장 번호 3D)에서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대만의 식품소비자지식서비스넷에 미국산 쇠고기에서 질파테롤이 검출됐다는 정보를 입수해 이번 정밀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질파테롤 제제, 비육촉진제로 북미지역 흔히 사용…연매출 1억6천만불
질파테롤 성분은 베타작용제(β- agonist)의 일종으로 사람에서는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천식치료제로 많이 사용되지만, 소∙돼지의 비육촉진제로도 북미지역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으로 소에서 주로 쓰이는 질맥스(질파테롤 성분)와 돼지에서 주로 쓰이는 옵타플렉스(락토파민 성분)가 있다. 이들 약재는 출하 20~40일 전에 투여되며, 근섬유를 증가시켜 추가적인 증체 효과를 나타낸다.
국내에서는 질맥스가 몇 년 전 잠깐 유통된 적이 있지만 현재는 양축가들이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서는 질맥스 사용이 보편화돼 미국 내 사육 중인 소의 60~80%에 투여되고 있다. 질맥스의 미국과 캐나다에서의 연매출은 1억6천만불에 달하고 있으며, 베타작용제가 미국 전체 육류생산량을 1.5~2%정도 증가시킨다는 시장분석결과도 있다.
국내 동물약품 관계자 "절차 상의 조치일 뿐 안전성에는 문제 없어"
“잔류허용기준 없어 빚어진 일..현재 기준 설정 과정 중”
질맥스의 국내 수입을 준비 중인 M동물약품 관계자는 이번 식약처 발표에 대한 여론 반응이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이미 한 언론사가 “질파테롤을 과량섭취하면 순환기∙신장기능 이상과 암, 고혈압, 당뇨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 수입 준비 과정에 빚어진 절차 상의 문제가 질파테롤 성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질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질맥스가 아직 식약처로부터 잔류허용기준(MRL)을 설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아예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이 적용됐을 뿐, (질파테롤이) 검출된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질맥스가 올해 초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용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정부조직개편 등으로 인해 잔류허용기준 설정이 지연됐다는 것. 게다가 이번에 검출된 양(0.35ppb, 0.64ppb)은 미국∙캐나다 등의 지육 내 잔류허용기준(10ppb)에 비해 훨씬 낮은 안전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한 “실제 사용량의 40배를 농축투여한 소에서 생산된 쇠고기를 먹은 사람에서도 아무 부작용이 없었다는 FDA 결과가 있다”면서 “질파테롤은 반감기가 짧은 약물이기 때문에 3일의 휴약기간만 준수하면 안전 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곧 질파테롤 잔류허용량에 대한 CODEX 국제기준이 결정될 예정”이라며 “그에 따라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국내에서도 질파테롤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될 예정이며 그렇게 되면 이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질파테롤 검출 원인규명 요청 및 추가검사
북미지역 질파테롤 제제 판매는 중단
한편, 이런 상황에 대해 식약처는 미국 측에 질파테롤 오염원인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질파테롤이 검출된 쇠고기를 생산한 작업장(3D)에서 수입된 다른 쇠고기제품 전량에서 질파테롤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질파테롤 제제의 미국 내 판매는 중단된 상황이다. 미국 대형 육류생산업체 타이슨(Tyson)과 카길(Cargill)이 질파테롤 제제를 투여한 소를 도축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제조사 측이 자발적으로 북미지역 판매를 중단하고 정밀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이슨 측은 도축 중단은 파행(lameness) 등 동물복지적 측면에서의 결정이며 식육안전성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수의전문지인 보바인 베터리나리언(BOVINE BETERINARIAN) 역시 질파테롤 제제 투여로 인한 질병유발이나 투여 소에서 생산된 쇠고기를 섭취한 사람에서의 부작용은 보고된 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