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눈 사진만 찍으면 안과 증상을 AI가 알려준다?
에이아이포펫, AI 기반 안구 영상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개발..동물용의료기기 품목허가 획득
AI 기술이 동물 진료에 적용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반려동물에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적용한 진단보조 소프트웨어가 개발됐다.
에이아이포펫이 개발한 ‘똑똑 개 안구 영상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는 10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용의료기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반려견의 눈 사진을 찍으면 각막손상 등 안과 증상 6종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사람의료의 일로만 여겨졌던 AI 빅데이터 기술이 동물의료에도 적용되는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부작용 위험을 줄이기 위한 의약품 유통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반려견 눈 사진 인공지능으로 분석, 각막 손상 등 안과증상 확인
에이아이포펫은 반려견의 안구 이미지에 인공지능 기반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수의과대학 교수진이 안과질환 여부를 확인한 대량의 이미지 데이터로 인공지능 학습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학습모델 개발에는 에이아이포펫 CTO인 광운대 이석준 교수와 건국대 수의대 김준영 교수팀이 참여했다. 관련 연구결과를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사이언티픽리포트에 발표하기도 했다(CNN-based diagnosis models for canine ulcerative keratitis).
아울러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의 카메라로 촬영한 반려견의 안면부 이미지를 인식하고, 분석을 위한 진단부위(안구)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이미지 처리기술도 개발해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현재 에이아이포펫 소프트웨어가 분석할 수 있는 반려견의 안과질환 증상은 각막 손상, 안검 외반, 안검 내반, 유루증, 각막 혼탁, 충혈까지 총 6종이다.
이를 위해 말티즈, 푸들, 시츄 등 국내에서 흔한 품종을 포함한 반려견의 안구 이미지 7천건을 인공지능 학습에 적용했다.
에이아이포펫은 “안과 증상 6종의 정확도는 평균 90% 이상으로 추후 데이터가 계속 쌓인다면 정확도는 더 개선될 것”이라며 “검사할 수 있는 증상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아이포펫은 “눈을 시작으로 피부 사진으로도 질병 유무를 알려주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며 “향후 치아, 관절, 비만관리 등으로 신기술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단 보조용 소프트웨어, 보호자 조기 내원 유도 기대
AI 기술발전 발맞춰 수의사 처방 따른 의약품 사용체계 강화돼야
이러한 영상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는 동물의 증상을 확인해 진단에 도움을 주는 용도로 활용된다. 어디까지나 보조 용도로 활용되며 질병의 진단은 동물병원의 임상수의사가 내려야 한다.
에이아이포펫은 “국내 반려동물은 선진국에 비해 동물병원을 통한 건강관리 비율이 매우 낮은 편”이라며 “반려인들이 쉽고 편하게 반려견의 질병 유무를 확인하게 된다면 병이 더 커지기 전에 동물병원을 방문해 미리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호자가 집에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반려견의 눈 사진을 찍고, 인공지능 분석 결과 이상증상이 확인된다면 보다 빨리 동물병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진단 보조 플랫폼이 반려동물 자가진료에 악용되지 않도록 보완책이 필요하다.
본지 동물 자가진료 부작용 신고센터에는 안과 관련 부작용 사례도 여럿 접수된 바 있다. 반려동물의 눈에서 이상 증상을 확인했지만 동물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안연고만 쓰다 치료시기를 놓치고 질환이 악화되는 식이다.
심지어는 인체용 전문의약품인 안약을 인터넷으로 불법적으로 유통한 업체가 반복적으로 적발된 사례도 있다.
물론 이 같은 문제를 AI 기술개발의 책임으로 돌릴 순 없다. 다만 AI 기술 발전에 맞춰, 수의사 처방에 의해서만 약품이 사용될 수 있는 체계도 더욱 공고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이아이포펫은 영상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를 자사 반려견 AI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 ‘똑똑케어’에 탑재해 서비스한다. 현재 안드로이드 베타서비스 중으로 내년 1월초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