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의 유실·유기동물 보고서 발표 이후, 한국펫산업소매협회와 동물자유연대 간의 갈등이 여론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펫산업소매협회가 동물자유연대의 ‘2016-2020 유실·유기동물 분석 보고서’ 내용을 인용하며, 펫산업을 규제했던 정책의 근거가 허구였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동물자유연대가 6일 반박 논평을 발표하자, 펫산업소매협회가 9일 이를 재반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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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산업은 생산과 판매업은 사양추세이며, 관련용품 및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연대의 주장에 대해 “틀렸다”고 밝혔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반려동물 선진국의 반려동물 보유 가구 수와 산업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이 통계로 증명됐다는 것이다. 또한,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호주, 중국, 브라질도 반려동물 시장규모가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협회는 “한 국가의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반려동물 인구수에 의해 결정되어 진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선진국의 1/3에 불과하고 중국, 베트남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자유연대가 여러 통계를 인용하며 “반려동물 1,000마리당 유기동물 발생률로 환산하면 영국 9.7마리, 독일은 6.5마리, 미국 10.7마리로 2019년 기준 15.9마리인 우리나라의 절반 미만이거나 2/3에 불과하므로 협회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한 부분에 대해서도 재반박했다.
펫산업소매협회는 “우리나라의 개·고양이는 635만 마리(2018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로 예상되고, 2020년 총 유기동물 수는 12만 마리(동물보호관리시스템)였다”며 “그 중 산업에서 취급하고 있는 반려견(품종견)은 2만 2천 마리였고 유실로 인해 주인이 찾아간 9,346마리를 제외하면 반려동물 유기수는 12,654마리로 1천 마리당 약 2마리 수준에 불과하다”고 자신들의 계산식을 공개했다.
협회는 또한 “우리 협회는 생산업과 아무 관계도 없고, 생산업의 허가제를 찬성했으며, 일부 잘못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적극 찬성해왔다”면서도 “비현실이고 실효성 없는 규제가 강화되면, 사료 및 용품, 미용업, 동물병원 그리고 연관 서비스 등 반려동물에 연관된 모든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기에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분양전 판매자 의무동물등록 등 고강도 제도가 실행되고 있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동물판매업, 장례업, 수입업을 허가제로 전환한다고 한다”며 “동물판매금지, 의무교육, 판매업까지 허가제로 하는 국가가 중국, 베트남 등 공산국가 포함하여 세계 어디에 있는지 말해 보시라”며 우리나라의 규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중 삼중의 규제를 논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보다 더욱 중요한 일은 세상에 없다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펫산업소매협회는 마지막으로 “(동물권 단체는) 허위나 거짓을 주장하지 말고, 또 그것을 통해 사업적, 경제적 이득을 보려는 의도를 버리고, 현실적 정책을 제안하고 국가 경제도 발전하고 외국처럼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면서 함께 동물복지도 높이는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 가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동물 유기 행위 처벌 강화(근거 : 동물 유기 벌금형 시행 후 유기동물 감소) ▲유기동물 대부분을 차지하는 들개, 마당개, 시골개 중성화 수술 ▲동물등록제 개편 및 동물등록률 제고 ▲유기동물 보호 중심 정책에서 반려동물 중심의 동물복지 정책 시행을 제안했다.
양 측의 자료를 전달받고, 반박에 재반박 기사를 쓰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정치권이나 연예계에서나 보던 진실공방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다.
서로 각자가 보고 싶은 데이터만 보고, 주관적으로 해석 가능한 부분에 대해 자신만 맞다고 주장하는 한 서로의 간극은 좁혀질 수 없다. 애초에 전 세계 반려동물 숫자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시장규모도 조사 기관마다 다른데, 숫자를 곱셈·나눗셈해가며 누구 계산이 맞는지 다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서로 생각이 다른 점을 이해하고 존중하지 못한 채 잘못, 거짓, 실소, 분노, 아전인수, 궤변 등의 단어를 쓰며 비판을 하면 감정만 상하고 갈등만 심화될 뿐이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여론몰이는 그만 멈추고, 직접 만나서 차분히 토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