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하는 수의사가 그렇지 않은 수의사를 대체할 것”
medical futurist 버탈란 메스코 박사, 로얄캐닌 벳심포지엄에서 특강
헬스케어 인공지능(AI)의 발달이 동물진료 분야에서 수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 자체가 수의사를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수의사’가 그렇지 않은 수의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생각이었다.
2021년 로얄캐닌 벳 심포지엄(ROYALCANIN THE VET SYMPOSIUM)이 28일(화) 밤 11시(한국시각) 온라인으로 개막했다. 전 세계 90여 개국 수의사들이 참여했다.
로얄캐닌 벳 심포지엄은 전 세계 수의사에게 반려동물 임상 및 동물병원 경영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로얄캐닌의 공식 학술대회다. 매년 로얄캐닌 본사가 있는 프랑스 몽펠리에서 개최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기술 발전, 수의사와 반려동물을 돕는다”
“AI가 수의사 대체 못 해..오픈마인드로 AI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
이번 벳 심포지엄에서는 헬스테크와 헬스케어의 미래에 대한 특별 세션이 마련됐다.
로익 무토(Loïc Moutault) 로얄캐닌 회장은 ‘기술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특별 인터뷰에서 “기술의 발전으로 5~10년 전 꿈이었던 일들이 가능해졌다”며 웨어러블 디바이스, 새로운 진단툴 등장, 개체맞춤형 영양공급 등을 언급했다. SDMA의 등장으로 CKD의 조기진단이 가능해진 것처럼 기술의 발전은 수의사와 반려동물의 건강증진을 돕는다.
로익 회장은 개·고양이의 건강증진과 개체맞춤형 영양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디지털로 제공하고, 여러 회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벳 심포지엄도 MSD, 세바와 협력한다.
기술의 발전이 수의사를 대체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임상가, 진단가, 전문가, KOL 등 수의사의 역할을 무엇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조 강연은 헝가리 출신의 의사이자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가인 버탈란 메스코(Bertalan Meskó) 박사가 맡았다. 의료미래학자(Medical Futurist)로 유명한 버탈란 박사는 헬스케어의 미래를 주제로 AI(인공지능)가 수의학 분야에 미칠 영향을 설명했다.
버탈란 박사에 따르면, 헬스케어 분야에 활용되는 AI는 단순한 수준(narrow)의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돕는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수의학 분야에서도 AI는 수의사를 대체(replacement)할 수 없고, 수의사를 지원(support)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버탈란 박사의 주장이었다.
1997년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을 꺾으며 컴퓨터가 체스선수를 대체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여전히 수백만 명이 체스를 즐기며, 체스선수들은 AI를 활용해 대회를 준비하고 실력을 쌓고 있다.
단, AI를 활용하는 수의사가 그렇지 않은 수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있었다. 미래에는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서 진단·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수의사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새로운 기술에 거부감을 느끼는 건 수의사뿐만이 아니라 의사도 마찬가지였다.
버탈란 박사에 따르면, 청진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의사들이 꽤 오랫동안 사용을 꺼렸다고 한다. 새로운 기술을 마주하면 두렵고 이상해 보이는 게 당연하다. 너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이 막연히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종종 (수의사·의사가) 혁신의 걸림돌(bottleneck)이 되기도 한다. 이 때 오픈마인드가 중요하다.
버탈란 메스코 박사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이드하는 쪽으로 (수의사의) 역할이 늘어날 것”이라며 문화변혁(Cultural Transformation)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2021년 로얄캐닌 벳 심포지엄은 29일(수) 밤 11시에 계속된다. 로얄캐닌 포커스 홈페이지(https://vetfocus.royalcanin.com/en/vet-symposium)에서 실시간 시청할 수 있으며, 2주간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