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축산농가들이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수입 축산물 무관세 정책 철회와 사료값 안정대책을 촉구했다.
한우, 한돈, 낙농육우, 양계, 육계, 오리, 토종닭, 양봉, 경주마 등 9개 생산자단체로 구성된 축산생존권사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원장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는 11일 서울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이 같이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달 고물가 대책의 일환으로 주요 축산물에 대한 할당관세를 없애고 해당 물량도 늘렸다. 10~20% 가량 붙던 수입 쇠고기∙닭고기 등의 관세를 없애주면 가격이 내려갈 것을 기대한 것이다.
반면 이날 모인 축산인들은 ‘효과도 없이 국내 축산만 괴롭히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입축산물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국내산 축산물 가격만 하락하다 보니, 농가는 피해를 입고 유통업자만 유리해졌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정부가 관세 수입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내산 농축산물 소비지원금으로 활용하거나 축산물가격 인상의 주요 요인인 사료가격 상승을 버틸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써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축산물 가격은 물가 상승의 주범이 아니다. (무관세 정책은) 축산물 수입 업자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여야 의원들도 이날 집회 현장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과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수입 축산물 무관세, 대출 지원 위주의 사료값 대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축산물 수입을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 축산물 품목별 단계별 개방, 사료 자급률 개선을 위한 국가 지원책 등 대책 제안에 무게를 뒀다.
김삼주 비대위원장은 “물가가 오르고 국제정세가 혼란할수록 자국 산업을 안정화시켜 함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사료값 및 축산 자급률 안정을 위한 구체적 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