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중인 고양이 FIP 신약을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KIT 반려동물신약개발사업단 심포지엄..FIP 신약 장기지속형 제제 연구 눈길
안전성평가연구소 반려동물신약개발사업단(CAND)이 17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수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심포지엄 세션을 개최했다.
반려동물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특히 최근 개발 중인 고양이전염성복막염(FIP) 신약에 적용할 수 있는 장기지속형 제제 연구가 눈길을 끌었다.
FIP는 고양이에서 치사율이 높은 질병이지만 치료제가 없다. 뉴클레오티드 유도체인 GS-441524(이하 GS)가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정식으로 허가된 의약품으로는 출시되지 못했다.
중국에서 사료첨가제로 만들어진 GS가 국내에까지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가운데, 반려동물신약개발사업단에도 참여하고 있는 ㈜휴벳이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임상3상 시험까지 마쳐, 이르면 내년 품목허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신약이 나오더라도 치료가 쉽지는 않다. FIP 발병 초기 골든타임에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는데다, 장기간 매일 투약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GS의 FIP 치료 효과 연구에서는 12주간 매일 치료 용량을 주사했다. 휴벳이 경구제 허가도 함께 준비하고 있지만, 고양이에 매일 경구제를 먹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날 연자로 나선 사업단 소재실증팀 이홍기 박사는 고분자물질을 활용한 장기지속형 제제 연구를 소개했다. PLGA 고분자 내부에 GS 유효성분을 담아 서서히 배출되게 하는 방식이다.
이홍기 박사는 “이미 수의 분야에서도 장기지속형 제제에 관심이 높다. 컨베니아 등 널리 활용되는 약품도 있다”면서 “연구진은 인체용의약품에서 서방형 주사제형으로 활용되는 PLGA를 도입, GS를 일주일간 지속 방출하는 제형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험실 단위에서 PLGA를 제조해 전자현미경으로 구형을 이루는지 확인하는 한편, GS 유효성분에 간섭이 없는지를 확인했다.
고양이에 대한 약동학 시험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였다. 일주일간 유효농도를 상회하는 혈중농도를 보였다. 매일 피하주사한 대조군에 비해 2배가량의 생체이용률을 보였다.
장기지속형 제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일주일에 한 번 내원해 주사를 맞는 것으로 FIP 치료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보호자의 자가 처치에 의존하지 않고도 FIP 치료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내원도 입원도 부담인 고양이에게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당장은 어렵다. 휴벳이 준비 중인 신약이 정식 출시하는 것이 먼저다. 일단 의약품으로서 허가를 받아야 다른 제형으로의 응용도 가능해진다.
이홍기 박사는 “실용화를 위해서는 의약품으로서의 안전성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