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루시법 놓고, 위성곤 의원 앞에서 맞불 집회
동물단체 모인 루시의 친구들 VS 전국반려동물산업단체 비대위 마주 보며 집회
논란의 루시법을 놓고 같은 장소에서 맞불 집회가 열렸다. 장소는 루시법을 대표발의한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서귀포시)의 의정보고회 현장이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성곤 국회의원이 지난해 대표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반려동물 경매업을 퇴출하고, 6개월 미만 개·고양이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번식장에서 학대받다가 사망한 모견 ‘루시’의 이름을 따 일명 ‘루시법’으로 불린다.
루시법의 주요 내용은 ▲60개월 이상 개·고양이 교배 및 출산 금지 ▲100마리 초과 사육 금지 ▲유전질환 개·고양이 교배·출산 금지 ▲개·고양이 판매 금지 월령 기준 ‘2개월 미만’에서 ‘6개월 미만’으로 변경 ▲반려동물의 알선·판매 행위 금지(경매업 퇴출) 등이다.
루시법이 발의되자 반려동물산업 종사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경매업을 금지하고 반려동물 판매 월령을 6개월 이상으로 변경하면, 사실상 펫샵을 통한 반려동물 분양이 사라지고 반려동물 산업 전체가 붕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부 비윤리적인 사업장의 일탈을 빌미로 산업 전체를 없애면 안 된다”고 말한다.
현재 업계 관계자들은 전국반려동물산업단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루시법에 반대하고 있으며, 법안을 대표발의한 위성곤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동물단체 19곳은 ‘루시의 친구들’을 구성해 루시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루시의 친구들 단체 명단 : 동물권행동 카라, 유엄빠, KK9레스큐, CRK, 코리안독스, 도로시지켜줄개, 다솜,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위액트, 유행사, 동물보호단체 행강,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 부산길고양이보호연대, 묘연, 전남서남고양이복지협회, 봉사하는 우리들, 제주 행복이네, 제주동물사랑실천 혼디도랑, 제주동물친구들
비대위 “루시법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편파입법…철회해야”
루시의 친구들 “경매업 사라지고, 펫숍도 불가능해져 동물복지 개선될 것”
비상대책위원회와 루시의 친구들은 6일 오후 서귀포학생문화원에서 각각 집회를 했다. 이날 이곳에서는 위성곤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가 열렸다. 두 단체는 도로를 사이에 놓고 마주보며 집회를 펼쳤다.
전국반려동물산업단체 비대위는 “앵벌이집단 동물보호단체의 하수인 위성곤은 각성하라”며 “루시법은 펫산업 종사자에 대한 입법 테러이자 악법”이라고 전했다.
또한 “경매장이 사라지면 음성적인 거래가 늘어나게 될 테고, 60개월 이상 개·고양이 교배 및 출산금지, 6개월령 이상 판매 금지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위성곤 의원에 대해 “이권을 추구하는 동물이권단체 의견만 수용했다”며 편파입법인 루시법의 철회를 촉구했다.
반대로, 루시의 친구들은 “(비대위는) 강아지공장과 펫숍의 동물학대가 몇몇 소수의 문제인 것처럼 축소하고, 동물보호단체들을 거짓된 내용으로 인신공격하며, 경매장과 ‘반려동물협회’는 불법 생산된 동물 판매와 불법 번식장 신분 세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위장하고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긴다. 그리고 이제 루시법을 발의한 국회의원에게 루시법을 철회하라고 당치도 않은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루시법이 통과되면 시대에 역행하는 반려동물 경매는 이 땅에서 사라지게 되고, 아기동물을 유리장에 전시해 놓는 펫숍도 가능하지 않다”며 “이로써 품종 번식으로 매매되는 반려동물 마릿수가 줄어들고, 돈으로 구입하는 대신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문화의 토대가 비로소 마련될 수 있다. 루시법 제정 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