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 약 2조원…동물병원 유통비율 단 7%
미래전람·유로모니터, 국내외 반려동물 시장 현황 및 트렌드 세미나 개최
지난해 우리나라 반려동물 수 증가율은 매우 둔화됐으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반려견 펫푸드 시장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반려동물시장 역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펫케어 시장의 온라인 유통채널 점유율은 더욱 상승한 가운데, 동물병원을 통한 유통 비율은 단 7%였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와 박람회 전문기업 미래전람이 21일(금) ‘2024 국내외 반려동물 시장현황 및 트렌드 세미나’를 개최했다.
수원펫쇼 개최 첫날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유료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는 반려동물 사료·간식(펫푸드) 업계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세미나에서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현황 및 주요 트렌드(방혜원 선임연구원) ▲아시아 펫케어 시장 현황(일본/대만/동남아)(문경선 리서치 총괄) 발표가 진행됐다.
반려견 두수 0.1% 증가, 반려묘 두수 3%대 증가…두수 성장 정체 및 시장 규모 성장률 둔화
펫푸드 시장(개·고양이 사료간식 시장) 규모는 약 2조원
펫푸드 시장도 경기침체 영향 받아…특히 습사료 시장 어려움 겪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강아지·고양이 두수 성장률은 지난해 매우 주춤했다. 반려견은 0.1%, 반려묘는 3%대 성장에 그쳤다. 반려묘 성장률(3%대)은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개·고양이 두수 성장률 둔화는 시장규모 성장률 둔화로 이어졌다.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함으로써 반려동물 양육 두수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경기 불황의 여파로 반려동물을 키울 만큼의 여유가 있는 1인 가구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펫푸드 시장(개·고양이 사료간식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조 9814억원이었다.
반려견 펫푸드 시장이 전년 대비 1.9% 성장해 1조 1760억원을 기록했고, 반려묘 펫푸드 시장이 전년 대비 8.0% 성장해 8054억원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이 3.5%였던 점을 고려하면 반려견 펫푸드 시장은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펫푸드 시장을 건식 사료, 습식사료, 간식으로 구분했을 때는 개·고양이 펫푸드 시장 모두 건사료 시장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반려견 습식사료(캔사료)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2.1%)을 기록했는데, 이에 대해 방혜원 선임연구원은 “아직까지 강아지 보호자들은 습사료를 주식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고,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습사료보다 건사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개 펫푸드 시장 성장률보다 고양이 펫푸드 시장 성장률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2029년 이후 고양이 사료·간식 시장이 개보다 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영양제 시장 성장률 높고, 반려견 노령화로 노령견 제품 R&D 추세
고양이 모래 시장 규모 약 1400억원
단, 영양제 시장은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대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전년 대비 19% 성장하여 약 33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최근 3년간 영양제 시장 성장률은 계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2021년 20%, 2022년 26%, 2023년 19%).
유로모니터가 기호성 원료가 첨가되지 않은 ‘유효성분만으로 이루어진 제품’을 영양제로 구분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흔히 반려동물 영양제라고 부르는 제품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는 올해 처음 ‘고양이 모래 시장’ 규모를 조사했는데, 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고양이 모래 시장은 약 1400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에버크린과 탐사(쿠팡)가 1~2위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도 꾸준한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반려견의 기대수명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어린 강아지(퍼피) 시장 성장이 미미함에 따라 사료 회사들이 노령견을 대상으로 한 제품 개발을 활발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다.
동물병원을 통한 펫케어 제품 유통 비율 단 7%…처방식 시장 성장은 기회
국내 펫케어 시장의 유통채널별 점유율을 보면, 온라인(전자상거래)이 68%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018년에도 이미 49%로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었는데 점유율을 더욱 확대했다.
펫샵을 통한 유통비율은 14%, 동물병원을 통한 유통비율은 단 7%에 그쳤다.
참고로, 유로모니터의 펫케어(Pet Care) 카테고리는 펫푸드(Pet Food)와 반려동물용품(Pet Products)으로 분류되며, 펫푸드는 다시 ▲Cat Food(고양이 사료) ▲Dog Food(개 사료) ▲Other Pet Food(기타 사료)까지 3가지로 나뉜다.
반려견 펫푸드의 온라인 유통 비율은 64.7%, 반려묘 펫푸드의 온라인 유통 비율은 73.2%였다. 동물병원을 통한 반려견 펫푸드 유통 비율은 10.9%, 반려묘 펫푸드 유통 비율은 5.2%였다.
다만,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더라도 수의사의 의견과 추천이 보호자의 펫푸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오프라인에서의 마케팅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게 유로모니터의 분석이다.
동물병원을 통한 사료·간식 유통 비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처방식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기회다. 경기침체로 전체 펫푸드 시장 성장률이 주춤했지만, 지난해 국내 처방식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혜원 선임 연구원은 “(펫케어 시장이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라) 레드오션이라고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해졌고 경기 불황까지 덮친 만큼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가격 외의 차별성을 통해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