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존’까지 등장! 대만 펫박람회에서 한국 제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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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지난 7월, 올해 들어 가장 큰 반려동물용품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저도 이번에 전시장을 둘러보게 되었는데요, 한국과 유사한 반려동물 전시회 문화가 많이 보였지만, 몇 가지 매우 독특한 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024년 대만에서는 크고 작은 반려동물 전시회가 24회 이상 열렸거나 앞으로 열릴 예정이며, 그중 4개는 규모가 큰 전시회로, 2개는 타이베이에서, 나머지 2개는 각각 타이중과 가오슝에서 열립니다.

총 4개의 대형 반려동물 전시회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거의 모든 업체가 참여하지만, 나머지 20개 이상의 작은 전시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용품 업체 입장에서는 전시회에 참가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전시회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커집니다.

이는 규모가 작은 업체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으며, 규모가 큰 회사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 결과, 이 4개의 대형 전시회를 제외한 다른 전시회에서는 빈 부스를 흔히 볼 수 있거나, 한국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과 전혀 관련 없는(예: 보험, 은행 대출) 부스가 자주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전시회를 방문하는 소비자 ‘반려인’들과 반려동물 관련 기업들에게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들로부터도 “대만에 정말 24개나 되는 반려동물 전시회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의 소리가 많이 들렸습니다.

대만에서는 매년 8월경부터 이듬해 반려동물 전시회 참가 신청을 준비하는데, 많은 업체가 내년에는 참가 횟수를 줄이고, 몇몇 중요한 대형 전시회에 집중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만 연간 최대의 반려동물 전시회, 다양한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최근 몇 년 동안 대만에서는 한국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많은 한국 업체가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존’도 마련되었습니다.

한국의 반려동물 기업이 대만 보호자들에게도 점점 더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한국에서 매우 유명하다’고 주장하지만, 한국 포털 사이트에서 쉽게 검색되지 않는 업체의 부스도 존재했습니다.

제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쉽게 검색이 되지 않은 걸 보면 광고처럼 유명하지 않은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대만 보호자들이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와 지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자칫 품질이 떨어지고 흔히 볼 수 있는 해외 제조 제품이라면 ‘한국’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대만 반려동물 보호자들 사이에서 훼손될까 우려됩니다.

이번 전시회를 참관하면서, 반려동물 영양을 연구하는 수의사인 저를 놀라게 한 제품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온전한 개구리, 작은 가오리, 상어로 만든 동결건조식품이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개구리, 가오리, 작은 상어 동결건조.

게다가 업체는 소비자가 ‘온전한 개구리 자세’를 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양 성분 표시조차 없는 것도 이미 매우 불안한데, ‘개구리의 특수한 자세’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업체는 보호자들 사이에서 유명하고 판매량도 좋다고 하니,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일본’과 ‘한국’ 제품이 더 정교하고 예쁘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를 참관하면서, 대만 업체들도 그들만의 독특한 ‘질 좋은 대만식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업체들과의 대화 중, 많은 고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자신’이 양육하고 있는 반려동물에게 좀 더 좋은 제품을 쓰게 하고 싶어서 최고급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젊은 대표님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그들은 반려동물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제품을 찾지 못해 직접 만들게 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문제는 생산량이 적고 고품질을 요구하다 보니 제품 가격이 높아지는 데 반해,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이 없어 일반 소비자들이 접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와 같이 참가 비용이 비싼 대형 행사에 무리를 해서 제품의 노출을 늘리기 위해 참가한 것입니다.

이런 배경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제가 흔히 갖고 있던 대기업에 대한 선입관이 항상 옳은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작은 회사들이 자원이 많지는 않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진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업체들을 더 많이 응원해야, 그들이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우리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품질의 제품들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과 대만 모두 반려동물 시장이 활발히 성장하면서, 크고 작은 반려동물 전시회가 매년 수없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반려동물 전시회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 전시회는 단지 여러 반려동물 상품을 모아놓은 백화점일까요? 혹은 할인 상품을 구매하는 곳일까요? 아니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반려동물 보호자 겸 소비자로서 우리는 업체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철학과 제품 개발 배경을 듣는 것이 업체의 생각과 제품의 신뢰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업체들에게는 전시회에서 서로 배우고, 가능한 협력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의미 중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국이든 대만이든, 앞으로 반려동물 전시회가 점점 더 의미 있는 행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단순한 대형 반려동물 백화점이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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