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절벽을 이야기한다”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 허들은
반려동물 양육 성장세 둔화, 절벽 우려..통계기반 부족 문제 지적 한 목소리
“업계에서는 ‘강아지 절벽’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비현실적 규제를 멈춰달라”
이기재 한국펫산업연합회장이 12월 18일(수)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반려동물 복지개선 및 연관산업 육성 정책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한계가 다시 지목됐다. 반려동물 양육 성장세가 완만해졌다며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아직 양적 성장도 충분치 않다는 시각도 맞섰다.
이를 정확히 가늠할 통계기반이 부족하다는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반려동물 양육이나 연관산업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계자료가 충분치 않다 보니 정책을 입안해 실행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양육가구 성장세 둔화? 아직이다 반론도
농식품부는 매년 실시하는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을 조사하고 있다. 2023년 기준 28.2%로 나타났다. 2020년 이후로 25~28%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통계청이 2020년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양육가구 비율이 15%를 기록했다. 5천명 표본조사인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와 달리 인구주택총조사의 표본 크기는 전국 가구의 20%에 달한다. 조사 규모면에서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에서 반려동물 산업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의 황성수 팀장은 “서구의 반려동물 선진국은 양육가구비율이 70%에 이르는 반면 아시아는 25~3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35%, 한국이 25~28%로 보고 있다”면서 “기존의 상승세가 완만한 추세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성장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올 것”이라면서도 “양육규모 성장이 정체되어도 연관산업 규모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도 양육두수가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고 있지만, 연관산업은 프리미엄화 등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용건 농촌경제연구원 축산경제연구실장은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은 다른 일반적인 산업분야와 달리 양적성장을 우선하기 보다 질적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봤다.
반면 아직 성장한계를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기재 회장은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유럽, 미국에 비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이) 너무 작다. 아직 양적 성장도 충분치 않다. 질적 성장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양육규모가 작아서 연관산업이 발전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단위로 진행되는 인구주택총조사를 통해 2025년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이 조사되면 국내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아지 절벽’ 비현실적 규제 논의 멈춰야
‘통계자료 부족’ 한 목소리..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법으로 기반 마련
이기재 회장은 “동물병원, 펫샵에서 강아지를 찾기가 어렵다. 업계에서는 ‘강아지 절벽’이라는 말이 유행한다”면서 양육규모 성장을 가로막을 비현실적 규제 논의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6개월령 미만 반려동물 분양판매를 금지하는 루시법, 반려동물 보유세 논의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이기재 회장은 “반려견의 사회화 시기인 2~5개월령을 지나 분양하게 되면 가족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도 훈련도 어려워진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면서 “루시법이 생기면 산업을 괴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려동물 선진국 대비 양육가구가 매우 적은 국내에서 반려동물 보유세를 거론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통계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거듭됐다. 연관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육두수부터 정확치 않다.
이용건 실장은 “반려동물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계자료가 충분치 않아 연관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조사기업의 조사 결과에 사서 봐야하는 상황에서 정책을 수립·시행하는게 맞는지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농산물 품목 1종의 전망치를 내놓는데에도 전담 전문가가 수많은 통계자료와 자문을 종합하는데,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산업 전체의 전망을 가늠할 기초자료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용건 실장은 “자체적인 통계조사 체계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연관산업 육성도, 관련 정책의 효과를 가늠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기옥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장은 “(반려동물 관련) 통계 부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데 충분히 공감한다”며 “현재 준비 중인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법안에 통계작성, 실태조사 관련 내용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