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CEO 인터뷰] `사람·동물 위한 유전정보 맞춤의학` 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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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관련 응용생명과학 분야의 발전은 의학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개개인이 가진 유전적 특성에 따라 암이나 당뇨 등 특정 질환에 가지는 감수성이 달라진다는 점에 기반해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의학’도 그 중 하나인데요,

연구기관 대상 시퀀싱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유전공학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수의사 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를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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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Link 대표 이종은 수의사

Q. 수의과대학을 졸업하면서 곧바로 기초연구의 길로 뛰어들었나

수의과대학을 다녔던 80년대 초반은 유학 자율화가 시작되는 시기였다. 대학원 진학에 실패한 후 유학을 준비하면서 유전공학 분야에 지원했다. 당시 ‘유전공학’은 떠오르는 최첨단 과학 분야였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유전학 프로그램에 합격해 쭉 공부했다. 당시 암유전자(Oncogene) 연구의 선두주자였던 미국 NIH 국립암연구소에서 세포 신호전달체계(Signal Transduction)을 연구하며 석∙박사 학위를 마치고 박사 후 연구원으로 미국에서 연구생활을 계속했다.

Q. 한국에 돌아와서 어떻게 디엔에이링크를 설립하게 됐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귀국한 후 당시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의 서정선 교수 밑에서 일하며 병역을 마쳤다. 그러면서 1997년 마크로젠의 창립멤버로 잠시 참여했다.

90년대말 2천년대 초는 벤처 붐을 타고 바이오 분야 벤처업체들이 연일 상한가를 치던 시기였다. 바이오분야의 연구투자 유치가 상대적으로 쉬웠던 시대적 흐름을 바탕으로 디엔에이링크도 창립할 수 있었다.

당시부터 질환에 대한 반응의 개체차를 유발하는 유전적 다형성(Genetic polymorphism)에 관심이 있었다. 같은 간염바이러스라도 어떤 사람은 걸리고, 어떤 사람은 백신의 효과가 없고, 어떤 사람은 걸려도 별 증상이 없고, 다양한 반응을 보이지 않나. 이러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초기 연구를 추진했다.

미국의 경우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한 프로젝트에도 지원이 많다. 장기적인 계획 아래서 체크포인트마다 성과를 점검하고 지원을 계속하는 방식이다. 반면 한국은 일회성의 지원으로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길 바라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경에서 연구만으로는 기업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연구용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구용 유전체 분석 서비스는 지금도 디엔에이링크의 중심 사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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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실 오늘의 인터뷰는 사람에서의 맞춤의학이 어떻게 반려동물에 적용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그럼 디엔에이링크도 맞춤의학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은 최근의 일인가?

연구용 유전체 분석 서비스와 함께 여러 국가 연구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면서 여러 교수와 의사, 연구자 등과의 네트워크를 다져나갔다.

2천년대 후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소비자 중심의 유전체 분석 관련 상품(Consumer Genomics Product)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특정 질병에 대한 감수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들이 발견되면서, 각 개인을 대상으로 해당 유전자들의 상태가 어떠한지 알아보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한국은 아직 의료법 등 규제로 인해 시장 활성화가 미비하지만 미래를 위해 ‘DNA GPS’ 서비스 등을 개발해 준비하고 있다. 2011년부터 개발을 진행했다.

DNA 분석을 통해 어떤 질병에 얼마나 리스크가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일찍부터 방비하는 것이다.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을 미리 예측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

Q. 그러한 유전자 맞춤형 의학의 개념을 동물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반려동물의 경우 품종을 유지하기 위해 동계교배(Inbreeding)을 계속하기 때문에 유전성 질환에 취약하다. 미국 등 해외에 비해 국내 품종 견묘들의 Gene pool이 더 작다보니 품종군 전체에 안 좋은 유전자들이 퍼질 위험은 더욱 높다.

이러한 부분의 개체별 위험성을 유전자 검사를 통해 파악하고, 이를 보호자와 주치 수의사에게 알려 미리 대비해야 한다. 브리딩 여부를 판단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

산업동물 분야에서도 유전학적 활용방안이 많다. 예를 들어 특정 가축전염병이 돌고 있는데 한 농장 안에서도 걸리는 개체와 멀쩡한 개체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각 개체별 유전자를 분석해 질병 감수성을 결정하는 인자를 찾아낼 수 있다면, 이를 향후 번식에 활용함으로써 질병 방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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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디엔에이링크가 출시한 PetGPS도 이와 같은 개념인가?

반려동물 유전질환 검사 서비스인 PetGPS는 150여종의 견종과 10여종의 묘종에서 50여종의 유전질환을 검사하는 것이다. 동물병원을 통해 구강상피나 혈액 등 검체를 디엔에이링크에 제출하면 1~2주 내에 검사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반려동물 품종에 따라 호발하는 유전질환의 유형은 다 다르다.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각 품종별로 보다 중요한 유전질환에 검사를 집중할 수도 있다.

PetGPS로 특정 유전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알아보고 그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수의사가 처방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유전질환이냐에 따라 유전적 소인이 있더라도 그에 맞춰 잘 관리된다면 질병 발생을 막거나 정도를 낮출 수 있다. 특정 유전질환과 연관된 유전결함이 있는 개체의 경우 번식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동물이 보다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보호자의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경감시키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PetGPS는 서울 소재 몇몇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참여방법이 궁금한 수의사분들께서는 담당 유형진 팀장(02-3153-1543, genet@dnalink.com)에게 문의해달라.

Q. 마지막으로 수의사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수의사들은 생명공학 연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의사들은 수의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의학 및 응용생명과학 연구에 보다 친숙히 다가갈 수 있다. 의학용어에서부터 익숙하다. 기초 연구자와 임상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도 잘 할 수 있다.

많은 젊은 수의사나 수의대생들이 걱정하는 분자생물학적 지식은 테크닉이다. 공부하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 어차피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다.

앞으로도 관련 연구 분야에 보다 많은 수의사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디엔에이링크는 연구용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기반으로, 자사가 보유한 유전학 기술을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의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다.

[수의사 CEO 인터뷰] `사람·동물 위한 유전정보 맞춤의학` 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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