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MD가 말했다 ˝동물복지 닭고기 판매 매출 25% 넘었어요˝
동물복지 축산 활성화 방안 1차 토론회 개최
소비 전환을 중심으로 한 동물복지 축산 활성화 방안 1차 토론회가 16일(목)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참가자들은 ‘결국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축산물을 선택해야 동물복지 축산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해당사자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동물복지국회포럼 대표인 박홍근 의원과 농림축산식품부, 동물자유연대가 주최하고,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행동 카라가 공동주관했다.
토론회는 동물복지 축산 활성화를 위한 ‘소비 전환’에 초점을 맞췄다.
토론회에서는 ▲동물복지 축산 전환에 따른 농가 애로(전중환 박사, 국립축산과학원) ▲윤리적 소비의 제 단계와 동물복지 소비 선택 – 제약과 문제점(전진경 이사, 동물권행동 카라) 등 2개의 발제 및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전중환 박사는 “축산에서 생산성 증대와 동물복지 개선의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생산자는 패러다임 변화를 이해하고, 소비자는 생산자의 어려움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진경 이사는 인증제도의 복잡성(무항생제, 유기농, 유기축산물, HACCP, 동물복지 등)을 지적하며, 소비자들이 쉽게 동물복지 축산물을 인지할 수 있도록 ‘숫자로 표기하는 간단한 인증제’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물복지 축산물 소비 활성화 위해 ‘유통사의 적극적인 활동’ 필요
롯데마트 닭고기 판매 매출의 25% =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
이날 패널 토론자로 나선 롯데마트 박성민 MD는 동물복지 축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유통사의 적극적인 활동의 중요성’을 언급해 관심을 받았다.
박성민 MD는 2015년부터 롯데마트에서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 유통을 시작한 경험을 소개하며 “초창기에는 힘들었고, 2017년까지 매출도 지지부진했지만,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매출이 많이 늘어났다”며 현재는 롯데마트 전체 닭고기 매출의 25% 정도가 동물복지 인증 제품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비자는 롯데마트 전 지점에서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를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일반 닭고기보다 20~30% 비싸지만, (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박성민 MD는 “유통사에서 소비자의 소비를 선도할 수 있다”며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유통사의 노력도 동물복지 축산물 소비 확대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동물복지 인증 농가 확대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박성민 MD는 “동물복지인증 농가 숫자가 더 늘어나면, 유통채널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유통·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9년 5월 현재 동물복지 인증 육계농장은 64개지만, 동물복지 인증 돼지농장은 14개뿐이다. 따라서, 소비자는 일부 장소에서만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를 살 수 있다. 롯데마트 전 지점에서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를 살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농가 어려움도 이해해야”
김문조 대표(더불어행복한 농장)와 정진후 대표(청솔원)는 동물복지 인증 농가를 운영하는 생산자 입장을 설명했다.
동물복지 농장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설투자가 필요하고, 사육 마릿수도 줄일 수밖에 없지만, 제도 대부분은 여전히 기존 관행 축산 기준에 맞춰져 있어 동물복지 농장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일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해당사자 간의 합의 필요해”
“윤리적 소비의식 확산을 통해 동물복지 축산농가 확대·농장동물 복지 증진 가능”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농장동물의 복지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한 논의의 장”이라며 “이해당사자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홍근 국회의원(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은 “정부의 개선 노력과 함께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의식 확산을 통해 동물복지 축산농가 확대 및 더 나아가 농장동물의 복지를 증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동물복지 축산 활성화 방안 2차 토론회는 30일(목)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