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비 수의사법 개정안 국회 심의 `초읽기`

사전고지제·공시제 등 개정안만 5건..대수 `진료항목 표준화 선행 없는 개정은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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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 구성
제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 구성

올해 정기국회가 후반부로 이어지면서 진료비 사전고지제, 공시제 등 동물병원 진료비를 둘러싼 수의사법 개정안들도 국회 심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동물의료체계 표준화 이전에 공시제 등이 도입될 경우 잘못된 가격비교로 인한 진료 하향평준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심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동물병원 진료비와 관련해 국회에 계류 중인 수의사법 개정안은 각각 원유철, 정재호, 전재수, 강석진, 강효상 의원이 대표발의한 5건이다.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표준수가제를 제외하더라도 사전고지제, 공시제 등 당장 도입되면 개원가에 치명적인 영향이 우려되는 제도들이 담겨있다.

사전고지제는 수의사가 소비자에게 예상되는 진료비를 사전에 의무적으로 설명하는 제도다. 공시제는 동물병원이 항목별 진료비를 홈페이지나 병원 내 게시판 등을 통해 미리 공개하는 형태다.

사전고지제는 동물병원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되기 어렵다. 개체별 치료경과와 예후 등을 진료 전에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보니 그에 소요되는 비용도 사전에 산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공시제는 소비자에게 가격정보를 제공해 비교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구상됐지만,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진료항목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부작용만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제목이 같은 ‘슬개골 탈구 수술’이라도 환자 상태나 동물병원에 따라 적용되는 수술방법과 진료구성항목이 모두 다른데, 이런 차이를 그대로 둔 채 최종가격만 비교하게 되면 진료 전반의 하향평준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수의사회는 ‘동물의료체계의 공공성 확보, 진료항목 표준화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동물의료체계·진료항목 표준화를 위한 연구 예산을 투입하고, 시간을 들여 표준화 방안을 마련한 후 표준화된 진료형태를 현장에 적용해 나가는 조치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올해 농식품부 자체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는 표준화 방안 연구를 내년부터 확대해도 진료항목 표준화, 다빈도 진료행위의 표준진료프로토콜 개발, 현장 적용 및 보완 등에 최소 3~4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회 계류 중인 동물병원 진료비 관련 수의사법 개정안 5건은 강석진 의원안(진료항목 표준화 이후 다빈도 진료항목에 대한 고지 의무 신설)을 제외하면 모두 진료항목 표준화 여부와 관계없는 가격비교 형태를 띄고 있다.

대부분의 법안이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면 국회 본회의 의결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정기국회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식품법안심사소위가 수의사법 개정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소위 법안심의에는 담당부처도 참석하지만, 농식품부는 그간 ‘수술 등 중대행위에 대한 사전동의 및 가격고지를 의무화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던 만큼 소위 위원들의 의견에 눈길이 쏠린다.

수의사법 개정안을 심의할 농식품법안심사소위는 위원장인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을 중심으로 김현권(비례), 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 오영훈(제주 제주을), 윤준호(부산 해운대을), 경대수(충북 증평·진천·음성), 강석진(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정운천(전북 전주을), 김종회(전북 김제·부안)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진료항목 표준화, 동물의료체계 공공성 확보 등 전반적인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법 개정은 규제만 강화하는 꼴”이라며 전국 지부와 산하단체 회원 수의사들이 수의사법 현안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대응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동물병원 진료비 수의사법 개정안 국회 심의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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