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처방제가 시행된 지 80일이 지났다.
도입 즈음부터 임상수의사들과 축산단체, 약사 등이 얽혀 말이 많았던 수의사 처방제의 현 상황은 어떨까?
대한수의사회의 협조로 '수의사 처방제 전자처방전 시스템'을 통해 현재까지의 수의사 처방제 운영 통계를 살펴봤다.
80일간 처방∙조제∙판매 총합 1만7천여건 기록, 기대에 못 미쳐
10월 18일까지 수의사 처방제 전자처방전 시스템에 기록된 처방전 발급은 7,531건, 조제(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을 수의사가 처방전을 끊지 않고 바로 사용한 후 사용 내역을 전자처방전 시스템에 입력한 경우)는 5,609건, 판매는 4,824건으로 총 17,348건을 기록했다.
처방제가 가장 활발한 축종은 돼지(9,108건)였고 이어서 소(5,845건), 개∙고양이(1,213건), 가금(1,182건) 순이었다. 마릿수로는 가금 1,700만여마리, 소 118만여마리, 돼지 270만여마리에게 전자처방 시스템을 통해 동물용의약품을 사용했다.
경기도 가장 활발…경남·충북 참여 저조
반려동물 실적은 오류많아…아직 미지수
산업동물(소∙돼지∙가금)의 지역별 처방제 이행건수에서는 경기도가 4,429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경북(2,559건)과 전남(1,735건), 충남(1,664건)이 이었다.
충북과 경남의 경우,가축사육두수가 월등히 적은 강원, 제주보다도 적은 처방제 이용건수를 보여 수의사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은 가금보다도 많은 건수를 기록했지만 이는 통계상의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과 경기 300건이 넘는 처방제 건수를 기록했지만 전자처방제 운영진이나 신규 수의사회원의 테스트 실적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개∙고양이의 전자처방전 발급 356건 중 군별처방이 272건(총 3만여마리)에 육박하는 점으로 미뤄보아 산업동물 수의사들이 처방전 발급 시 실수로 축종을 반려동물로 선택한 경우도 많아 보인다.
대한수의사회 측은 “아직 반려동물 임상에서의 수의사 처방제 적용건은 많지 않고, 있어도 백신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처방제 확산 9월부터 정체..처방제 확대 위해선 전자처방전시스템 이용 늘어야
수의사 처방제 중 임상수의사가 담당하는 처방∙조제건수의 주간별 추이를 살펴보면 8월 도입 시부터 꾸준히 증가해 9월부터는 1주일 평균 1,300여건을 상회하는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8주차는 추석연휴가 포함되어 적은 건수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 중 처방∙조제 건수는 27건으로 축산단체들이 우려하던 명절 처방제 혼란은 기우에 그쳤다.
9월부터 처방제 건수가 증가하지 않는 것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대한수의사회는 전자처방전시스템 사용량 제고를 위해 각 시도지부와 추가교육을 계획 중에 있다.
대한수의사회 우연철 상무는 “이 통계에는 전자처방전시스템에 기록된 것만 반영하고 종이처방전을 사용한 경우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수의사 처방제 위반행위 적발이나 처방제 포함 의약품 확대를 위해서는 통계자료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만큼 수의사회원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전자처방전시스템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