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분쟁에서 촉발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공방, 헌재 `합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 여부 첫 판단..5:4 의견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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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사실을 공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한 형법 제307조 제1항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에 대해 25일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헌 여부를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법소원 청구인은 2017년 한 동물병원에서 반려견의 치료를 받았지만 부당한 진료행위로 불필요한 수술을 하고 실명 위기까지 겪게 됐다고 생각했다.

책이나 SNS 등을 통해 담당 수의사의 잘못된 진료행위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려 했지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알게 된 청구인은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같은 법 제310조에 해당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는 처벌하지 않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헌재는 이 같은 예외조항을 통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를 최소화하고, 공적인물이나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명예는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이 없는 국내에서 민사적 구제방법만으로는 형벌과 같은 예방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목했다.

또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위헌으로 결정할 경우, 진실에 부합하더라도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이나 성적지향, 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을 적시해도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했다.

헌재는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제21조 제1항), 그 한계로 타인의 명예와 권리를 선언하고 있다(제21조 제4항)”며 합헌 판단을 내렸다.

반면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재판관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명예는 잘못되거나 과장된 사실에 기초한 허명에 불과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규정이 있다 하더라도 수사·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재판관은 ‘진실한 것으로서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 사실 적시에 관한 처벌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동물병원 분쟁에서 촉발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공방, 헌재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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