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보험 국가지원 공약? 동물진료 공공성 판단이 먼저

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 수의사회·동물보호단체와 연이어 펫보험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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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이 반려동물 의료보험 지원 정책 필요성을 제안했다. 수의사회는 동물진료의 공공성에 대한 판단과 동물의료체계를 정비할 정책조직 신설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조정훈 의원은 4.7 재보선 서울시장 후보시절 제안했던 관련 공약을 토대로 관계 전문가 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지난 29일 동물보호단체와의 온라인 토론에 이어 6일에는 수의사회, 손해보험협회와 토론을 이어갔다.

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동물보험 정책 토론회

조정훈 의원, 반려동물보험에 국가 지원 필요성 제기

사회보험 단계적 도입 구상도

조정훈 의원은 “반려동물의 양육 여부가 경제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며 “사람의료에서 ‘돈이 없어서 죽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는 것처럼 반려동물이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이 사회가 원하는 형태임을 인정 받는다면 (국가예산지원을) 충분히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간에서 개발한 펫보험의 보험료를 지원하거나,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사회보험을 만들되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최근 경남 등지에서 도입한 차상위계층 대상 반려동물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직접적인 의료지원 보다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재원을 함께 만들어 리스크를 나누는 보험형태가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민간보험에 대한 보험료 지원은 이미 가축재해보험이나 가축질병치료보험 시범사업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의 절반이나 그 이상을 국가 예산으로 보조하는 형태다.

사회보험방식은 사람의 국민건강보험과 같다. 동물 소유주들이 보편적으로 가입하고, 보험이 보장하는 진료(급여항목)의 수가도 정해지는 방식이다.

조 의원은 사회보험도 도입 초기에는 보호자의 가입이나 각 병원의 취급 여부를 자율에 맡기되, 지자체가 보건소 형태의 공공 동물병원을 만들어 초기부터 사용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형태를 제언했다. 이후 가입자와 취급 병원이 늘어나면 단계적으로 의무화하자는 구상이다.

조 의원은 “건강보험도 초기에는 누가 얼마나 아플지 예측하기 어려웠고, 유의미한 통계가 마련되기까지 굉장히 많은 세금이 투여됐다”면서 “(반려동물도) 이 길을 가야 한다. 보험 가입을 통해 효용을 얻기 전에는 데이터도 쌓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료 : 조정훈 의원)

수의사회 ‘동물진료에 관심도 지원도 없이 규제·요구만 한다’ 지적

동물진료 공공성 판단 먼저

조 의원이 제언한 보험료지원방식, 사회보험방식은 모두 반려동물 의료에 대한 국가예산투입을 전제로 하고 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사무총장은 ‘동물 진료의 공공성에 대한 판단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동물 진료비 문제가 수의사의 탐욕으로 벌어진 것처럼 바라보는 사회적 지탄 대신 국가가 동물 진료를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할 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단적인 예가 부가가치세다. 면세사업인 사람 의료와 달리 반려동물 의료는 일부를 제외하면 부가세가 부과된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예산을 반려동물 진료를 위한 보험 가입에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동물 진료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전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 사무총장은 “산부인과 부족 문제에는 수천억을 투자하면서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 문제에는 1원 한 장 투자하지 않고 수의사의 책임으로만 돌린다”며 “건강보험으로 급여화되는 한의료 30 항목을 표준화하는데 270억원을 지원하지만, 동물의료는 올해 10개 항목을 표준화하라며 4억원을 편성했다. 관심 없이 흉내만 내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동물의료를 책임질 조직과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 사무총장은 “정부에 동물의료를 전담하는 사무관조차 없다. 동물의료체계를 어떻게 잡아나갈 지는 정부도 사회도 민간도 고민하지 않는다”며 “수의사와 함께 고민할 대화상대는 없고 뭔가 하라고 요구하는 곳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병렬 한국동물병원협회장도 “공공성도 인정 받지 못하는 개인사업에 무슨 규제가 그렇게 많은 지 이해할 수 없다”며 “농식품부에는 가축만 있을 뿐 반려동물 의료는 없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보험-수의업 대척점 아냐..의료시장 성장 계기될 수 있다

김지훈 손해보험협회 본부장은 “보험업계가 수의업계의 대척점에 있다는 시각은 오해다. 보험은 산업의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사람의료의 실손보험을 예로 들었다.

2천년대부터 각 보험사가 경쟁적으로 도입한 실손보험이 의료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촉발했지만, 리스크를 잘못 판단해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펫보험도 반려동물 의료시장을 성장시킬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리스크를 가늠하기 위해 보다 투명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목했다.

김지훈 본부장은 “현재 국내 동물병원에서 일어나는 진료행위가 통계의 형태로 보험회사로 공급되지 않는다. 일본이나 외국의 통계를 사오는 형편이다 보니 (보험을)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펫보험 시장이 100억원 규모로까지 성장했지만, 1개사(메리츠화재)가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 회사는 열심히 하지만 굉장한 리스크를 안고 있고, 나머지 업체는 아직도 상당히 보수적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훈 본부장은 “2009년 이전에 실손보험에 포함됐던 한방진료는 너무 통제가 안 되어 지금은 막힌 상태지만, 한의업계에서는 최근 다시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한다. 그만큼 (보험이) 수요를 촉발시킬 수 있는 기제”라며 “(동물병원도) 좀더 투명하고 표준화된 데이터를 확보해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가 많이 가입한다면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려동물 보험 국가지원 공약? 동물진료 공공성 판단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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