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313만‥인구주택총조사 해보니 `반토막`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서 반려동물 가구 첫 조사..기존 민·관 조사 600만 추정에 크게 못 미쳐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수가 313만으로 조사됐다. 기존에 600만 가구 이상으로 추정됐던 표본조사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인구가구 기본 항목에는 반려동물 가구수가 포함됐다. 인구주택총조사에 반려동물 양육여부가 반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구주택총조사는 312만, 기존 표본조사는 600만 ‘온도차’
양육두수 개 290만, 고양이 100만 추정?
인구주택총조사는 크게 등록센서스와 표본조사로 진행된다. 등록센서스는 인구수 등 행정자료를 활용한다. 표본조사는 국내 가구의 약 20%를 조사원이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반려동물 양육여부는 표본조사항목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312만 9천가구로 나타났다. 가족 또는 5인 이하로 이루어진 일반가구 중 15%에 해당한다.
개를 키우는 가구는 242만 3천가구(11.6%), 고양이 양육가구는 71만 7천가구(3.4%)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가구 4곳 중 3곳이 개를 기르는 셈이다.
인구주택총조사로 드러난 반려동물 양육규모는 기존의 표본조사들과 사뭇 다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0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서는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이 27.7%(638만 가구)로 조사됐다. 통계청 조사결과의 두 배에 가깝다. 최근 5년 동안도 25% 안팎을 유지했다.
KB경영연구소가 3월 발간한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도 반려동물 가구를 604만 가구(29.7%)로 추정했다. 농식품부 조사와는 모집단 규모를 달리 보아 추정치에 차이를 보였지만 둘다 600만 가구 이상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들 조사는 규모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농식품부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5천명, KB 조사는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반면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는 표본 크기는 전국 가구의 20%에 달한다. 현장조사에 동원된 조사요원만 2만7천명이다.
이번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양육두수는 조사하지 않았다. 반려동물 사육여부만 물었다.
다만 농식품부와 KB 조사에서 비슷했던 양육가구당 마릿수(개 1.2마리, 고양이 1.4마리)를 반영하면 개는 290만 마리, 고양이는 100만 마리로 추정된다.
1인 가구, 딩크족으로 반려동물 많아진다?
가족 규모 클수록 반려동물 양육비율 높아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자주 인용되는 문구는 ‘1인가구의 증가’다. 1인가구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더 많이 기를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는 달랐다. 1인가구의 반려동물 양육 비율은 9.8%로 조사됐다.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세대구성별로는 3세대 이상이 모인 가구의 반려동물 양육비율이 가장 높았다(20.1%). 2세대(13.8%), 1세대(12.8%) 순으로 이어졌다.
굳이 따지자면 자녀 대신 반려동물을 찾기 보다, 가족 규모가 클수록 반려동물도 기를 가능성이 더 높은 셈이다.
이 같은 경향은 가구주의 연령별 반려동물 가구 비율에서도 엿보인다. 가구주 연령별로는 50대가 18.9%로 가장 높은 양육비율을 보였다. 이어서 40대(16.5%), 60대(14.4%) 순이다.
다만 고양이 양육가구는 20대 이하와 30대에서 4.6%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더 많았다.
반려동물 4마리 중 3마리가 도시에 산다
지역별로는 읍·면부 가구의 반려동물 양육비율이 19.8%로 동부(13.8%)에 비해 6%p 더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경비·수렵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은 제외했지만, 법적으로 반려동물에 해당하는 ‘마당에서 키우는 동물’까지 포함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읍·면에 비해 동부의 반려동물 양육비율이 수치적으로는 낮지만, 실제 반려동물의 대다수는 도시에 산다. 2천만 가구 중 1,600만 가구가 동부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반려동물 양육 312만 8천가구 중 동부에 속한 가구가 233만 1천가구로 75%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86만가구(16.9%)로 가장 많았다. 서울은 약 50만 가구로 비율(12.5%)에서도 경기도보다 낮았다.
고양이 양육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자체는 경기·충남(3.9%), 개 양육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전남(15.3%)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