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개 중성화수술, 40만원으로 가능한가요
마당개 중성화사업에 최초 국비 지원...마리당 지원 단가 인상 필요
정부가 내년부터 지자체의 마당개 중성화사업을 국비 지원한다. 역대 최초다.
국비 지원을 앞두고 마당개 중성화수술 지원단가 인상 필요성이 제기된다. 수술대상이 암컷 중·대형견인 만큼, 안전한 수술을 위해 마취 전 검사비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기견의 72% 비품종견…전국 지자체로 사업 확대 중
사전검사비 포함 최소 50만원으로 지원단가 인상 필요
실외사육견(마당개) 중성화수술 사업은 2019년 제주도에서 시범사업으로 처음 시작됐다. 인구대비 유기동물 발생 건수가 전국 최고 수준이었던 제주도는 유기견의 92%가 혼종견(믹스견)인 점을 감안해, 읍면지역 마당개를 중심으로 중성화수술을 지원했다. 올해도 암컷 225마리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쳤다.
제주도는 지난해 유기동물 발생수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고, 읍면지역 유기동물도 전년 대비 22% 감소한 점을 근거로 사업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마당개 중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유기동물이 감소했다는 판단 아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당개 중성화수술 사업은 현재 제주도뿐 아니라 서울, 경기, 전북, 경북 등 전국 각 지자체로 확대되어 운영 중이다.
2022년 동물·보호복지 예산에 마당개 중성화 수술지원 예산 15억 반영
중앙정부도 적극 나섰다.
지난 9월 30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133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방안’이 논의됐는데, 이 자리에서 유기동물 발생 최소화를 위한 실외사육견 중성화 필요성이 강조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실외사육견 대상 전국 단위 중성화사업을 적극 추진해 2026년까지 85% 이상 중성화를 완료하겠다”고 전했다.
전국 유기견의 72%가 비품종견(믹스견)이라는 점도 힘을 실었다(동물자유연대 – 2016-2020 유실·유기동물 분석 보고서).
이런 의지는 예산으로 반영됐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보호 및 복지대책 예산(110억 2천만원)에 읍면지역 실외사육견 중성화 수술지원 예산이 처음 반영된 것이다(15억원).
국비지원이 확정되면서, 각 지자체의 마당개 중성화수술 사업량도 늘고 있다.
9개 시·군에서 사업을 시작한 경기도는 올해 총 705마리를 대상으로 읍면지역 실외사육견(마당개) 중성화수술을 시행했는데, 내년에는 사업 대상이 무려 4,464마리로 늘어났다. 올해보다 6.3배 증가한 것이다.
늘어난 사업량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지원단가 인상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마당개 1마리당 총 4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 금액에는 수술에 필요한 검사비, 포획비, 운반비 등이 미포함되어 있다. 마당개가 대부분 중·대형견이고, 암컷을 대상으로 사업이 시행되는 만큼 안전한 수술을 위해 최소한 검사비는 추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경기도수의사회는 “마당개 중성화 수술 시 각종 질병 감염 등으로 심장사상충 검사, 혈액검사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사전검사비 10만원을 포함해 지원단가를 최소 50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실외사육견 중성화수술 국비 지원에 대해 “사후관리 중심의 유기동물 대책을 예방으로 전환하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단기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장기적 관점의 평가와 지속적 수행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유기동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마당개 중성화수술 사업’이 장기적으로 잘 정착되기 위해서, 국비 지원 첫해부터 중성화수술 지원단가의 현실화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