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방역시설 의무화 반대` 규탄 집회·삭발 투쟁 나선 양돈 농가

농식품부 청사 앞 규탄 집회..가축전염병예방법 하위법령 개정안 철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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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방역시설 의무화에 반대하는 양돈농가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7일 300여 양돈농가가 농림축산식품부 청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가축전염병예방법(이하 가전법) 하위법령 개정안 철회와 김현수 농식품부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8대방역시설 안 하면 사육제한·폐쇄

축산단체 반발, 삭발투쟁까지

앞서 농식품부가 입법예고한 가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는 전국 양돈농가에 8대방역시설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8대방역시설을 포함하여 소독·방역시설이 미비한 축산농장에는 사육제한, 폐쇄를 명령할 수 있는 강도높은 규제를 담았다.

기존 가전법에도 이 같은 조치가 가능한 근거조항은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사실상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법에서 규정한 내용(사육제한·폐쇄)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당연히 마련해야 하며, 방역미흡농가로 인한 가축전염병 피해가 큰 만큼 방역조치의 강제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정부 측 입장이다.

반면 축산단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개정안에 반대하며 19일 규탄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이날 전국 농가들이 모이는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정부의 가전법 하위법령 개정 입법예고를 ‘축산업을 말살하는 기습 입법예고’로 규정하면서 ▲김현수 장관 퇴진 ▲가전법 개정 철회 ▲8대방역시설 의무화 철회 ▲상생대책 제시를 요구했다.

손세희 한돈협회장을 포함한 축산단체 임원진이 삭발투쟁에 나서며 목소리를 높였다.

손세희 회장은 “방역을 빌미로 가축사육제한·폐쇄명령이 가능토록 한 가전법은 사형선고와 같다”면서 “정부 말을 듣지 않으면 지원금 안주겠다고 겁박한다.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 달라고 하면 보복 행정으로 일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전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이 전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삭발투쟁에 나선 손세희 한돈협회장

이날 집회에서는 농식품부 방역정책 방향에 대한 양돈농가의 불만이 그대로 드러났다.

ASF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되고, 멧돼지에서 2천건이 넘게 발생할 동안 국경방역과 국내방역 모두 실패했다는 것이다. 멧돼지 발생으로 인한 농가 이동제한이나 ASF 초기 과도한 예방적 살처분도 농가피해로 이어졌다.

8대방역시설을 두고서도 정부와 농가의 시각차가 극명하다. 정부는 차단방역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보는 반면, 농가에는 ‘정부가 방역책임을 전가하면서 농가를 괴롭힌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살처분 보상금 삭감, 오리 휴지기제, 과도한 예방적 살처분 등 방역책임을 농가에만 떠넘기고 있다”면서 “축산농가의 목소리를 계속 외면한다면 전국 축산농가가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도 참석했다. 축단협 부회장을 맡고 있는 허주형 회장은 “정부와 수의사가 함께 질병 방역을 책임져야 하지만, 정부는 현장 수의사도 외면하고 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8대방역시설 의무화 반대` 규탄 집회·삭발 투쟁 나선 양돈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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