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건의료 업무는 글로벌 공공재…동물보건의료연구원 설립 필요”
동물의료산업 발전방안 연구 발표 및 공청회 개최
동물의료산업 발전방안 용역연구를 수행 중인 한국동물보건의료정책연구원이 15일(수) 정책과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류판동 법제·교육 연구위원장은 “동물보건의료 업무는 글로벌 공공재”라며 한의학 분야의 한국한의약진흥재단, 한의약육성법처럼 (가칭)동물보건의료연구원 설립과 (가칭)동물보건의료산업 육성법 제정을 제안했다.
동물의료산업 발전방안 연구는 대한수의사회가 농림축산식품부의 위탁을 받아 수행 중인 동물진료 표준화 연구 3가지(진료 정보 표준화, 동물 진료 표준화, 동물의료산업 발전방안 연구) 중 하나다.
연구는 크게 ▲동물보건의료 정책 ▲농장동물 ▲반려동물 ▲동물용의약품 ▲동물용의료기기 및 의료용품 5가지 주제를 다뤘다.
류판동 위원장(사진)은 “동물보건의료업무는 동물 건강의 총체적 관리와 동물복지 증진을 핵심 플랫폼으로 하여 동물과 자연생태계의 건강, 인류의 웰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글로벌 공공재 역할로 개념이 확장됐다”며 “이러한 시대적 대세를 반영해 수의조직 업무에도 사람-동물-환경의 건강과 복지를 지향하는 ‘One Health’ 접근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가축질병 방역 수준을 벗어나 One Health 개념을 바탕으로 신·변종 감염병, 인수공통감염병, 항생제 내성균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류 위원장은 이를 위해 정부 내에 원헬스 정책을 다루는 범부처 조직을 제안했다. 가령 국무총리실 산하에 one health office를 설치하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질병관리센터에 One Health Office, 농무성에 One Health Coordination Office를 운영 중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의약진흥원 같은 조직 필요”
류 위원장은 또한 ‘동물보건의료 산업에 대한 정책 및 기술 연구 지원’을 위해 (가칭)동물보건의료연구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의 분야의 정책 연구, 임상 및 기초연구, 원격의료·AI·빅데이터 응용연구 등을 수행하는 전문 기관이다.
현재 수의계에는 의료정책연구소, 치과의료정책연구원, 의약품정책연구소처럼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재)한국동물보건의료정책연구원이 존재하지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한의약진흥원 수준의 조직은 없는 상황이다. 한의약진흥원은 최근 한국한의약진흥재단으로 승격되기도 했다.
(가칭)동물보건의료산업 육성법 제정도 제안됐다. 한의약 분야의 경우 ‘한의약기술 연구·개발 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한의약 육성법’이 존재한다.
한의학 분야에서는 이미 70년대부터 ‘한방표준질병명과 기준 처방 작성’, ‘한방치료제의 표준화 연구’ 등 다양한 연구용역이 진행됐다. 또한, 90년대에 ‘국립한의학연구소 설립 기본계획’ 마련, ‘한의약발전정책협의회’ 출범, ‘한의학 발전위원회 규정’ 제정 등의 성과를 냈다.
이런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2003년 한의약육성법이 제정됐으며, 2006년부터 5년마다 ‘한의학육성발전종합계획’이 수립·시행된다. 현재 4차 계획(2021~2025)이 진행 중이다.
이날 ‘한의학의 제도적 발전’에 대해 소개한 안병수 대한약침학회장은 “시대적인 필요와 지속적인 요청에 의해 제도적으로 발전이 된다”며 “수의 분야도 좋은 시기인 만큼 제도 발전을 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원헬스에 부합하는 수의정책 방향 동의…정책 반영 노력할 것”
이날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이명헌 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동물보건의료 업무가 공공재이며, 향후 수의정책 방향이 원헬스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입장에서 신선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정책 제안을 해주신 것 같다”며 “농식품부와 협의해서 (제안을) 숙성시켜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상 검역본부 서울지역본부장은 정책 성공을 위한 유인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용상 본부장은 “인센티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이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며 “연구과제에서 정책 성공을 위해 어떤 인센티브가 필요한지도 고민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8일 시작된 ‘동물의료산업 발전방안 연구는 올해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