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진료체계는 보험 활성화 아닌 동물의료발전 위한 것˝

반려동물보험 활성화 국회토론회 열려..동물의료 전담부서·표준진료체계 인프라 갖춰야


0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허은아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펫보험 활성화의 기반으로 표준진료체계 구축이 거듭 지목됐다. 표준진료체계를 기반으로 진료통계가 만들어져야 보다 매력적인 펫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표준진료체계의 목적이 보험 활성화가 아닌 동물의료 발전에 있는만큼 비전문가를 제외하고 정부와 수의사가 일대일로 협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관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동물의료 전담조직이 신설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진료 통계 없어 펫보험 상품 개발 어려워

표준진료체계 기반 위에 통계 생기면 펫보험 발전 토양될 것

동물병원 현장 적용 현실성은 과제

이날 발제에 나선 심준원 펫핀스 대표는 표준진료체계를 펫보험 활성화의 핵심 요건으로 지목했다. 질병별·진료행위별 코드를 표준화해 진료현장에 적용하면, 그 기반 위에서 펫보험이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주병권 손해보험협회 일반보험부장은 “펫보험 상품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며 펫보험 상품개발이 어려운 이유로 진료비용 지급통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목했다.

가령 펫보험을 개발하면서 특정 진료항목을 보험 보장범위에 포함시킬 지 여부를 결정하려면, 해당 진료항목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얼만큼의 비용이 드는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통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동물병원에서 어떤 진료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다. 전체 진료건수가 몇 건인지도 모른다. 국내 실정에 맞는 ‘사고발생확률’을 계산할 수 없는 환경이다.

주 부장은 “반려동물 진료는 아직 질병명칭이나 행위가 표준화되지 않아 통계 집적이 어렵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질병명·진료행위 표준화 작업 연구 결과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준진료체계가 현장에 도입되면 관련 통계를 만들어낼 기반이 생기는 셈이다. 개정 수의사법은 2024년 농식품부장관이 동물의 질병명, 진료항목 등 표준화된 분류체계를 고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개발된 표준코드를 동물병원 차트 프로그램에 반영한다고 곧장 신뢰도 있는 진료기록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각 동물병원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취합해 통계화할 것인지는 과제로 남는다.

주 부장은 “표준진료체계를 기반으로 질병통계를 만드는데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손실규모가 크게 불어난 실손보험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표준진료체계는 보험 활성화를 위한 것이 아니다”

펫보험 자문위 만들어 정책 일관성 갖춰야

표준진료체계를 개발해 동물병원 현장에 적용하는 ‘동물진료 표준화’는 수의사회가 수 년 전부터 진료비 공개확대 등 수의사법 개정의 선결조건으로 내건 과제다.

결국 수의사법이 개정돼 2023년부터 진료비 공시제가 실시되지만, 표준진료체계 고시 시점은 2024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오히려 늦다.

심준원 대표는 “표준진료체계 구축은 보험 활성화가 아닌 동물의료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정부와 수의사만 협의할 문제였는데, 시민단체와 보험업계까지 끼면서 불필요한 논쟁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꼬집었다.

관련 정책논의가 진행될 때마다 시민단체는 ‘진료비가 비싸다’, 수의사단체는 ‘아니다’로 설전을 반복하고, 보험관계기관이 참여하면서 ‘보험사를 위한 표준화냐’는 오해를 받았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걸었던 ‘자율형 표준진료제’가 ‘표준수가제’인 것처럼 변질되면서, 수의사들의 반발이 심해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심준원 대표는 “반려동물 보험 정책은 총체적 난국”이라며 “꼬인 정책 우선순위를 풀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려면 펫보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준원 펫핀스 대표

政, 펫보험 활성화 작업반 구축

농식품부가 핵심부처..동물의료 전담부서 만들어야

윤석열 정부가 내건 110대 국정과제에는 △맞춤형 펫보험 활성화 △간편한 보험금 청구 시스템 구축이 포함되어 있다.

이동엽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건강보험도 자리잡는데 2,30년이 소요됐다”며 “펫보험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는만큼 장기적인 시계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사례를 지목하면서 펫보험이 과도한 국민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엽 과장은 “펫보험 활성화 작업반을 9월 런칭해 관련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을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듯 펫보험의 인프라 문제는 농식품부가 핵심부처임을 지목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진료비 및 보험 관련) 토론회는 여러 번 열렸지만, 그 결과를 지탱해야 할 것은 결국 농식품부인데 담당부서도 직원도 없다”면서 “동물 정책을 통할하는 청이나 실단위 정부조직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동물의료정책은 계획도 없이 민원만 쫓고 있다”며 “동물의료체계 발전을 위한 연차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맞춤형 펫보험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표준진료체계는 보험 활성화 아닌 동물의료발전 위한 것˝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