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국감] 반려동물 노령화 시대, 펫보험도 가입 못하는 노령견이 40%

반려동물의 노령화 추세가 동물등록 통계에서 확인됐다. 반려동물보험(펫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애초에 연령제한으로 가입할 수 없는 노령견 비율이 40%가 넘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사진, 부산 서구·동구)이 국내 주요 보험사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펫보험 가입요건과 국내 반려동물 고령화 사이의 미스매치 문제가 여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펫보험 가입건수는 49,766건이다. 전년(33,652건) 대비 50%나 증가했고, 2017년(2,781건)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가입률을 따지면 여전히 저조하다. 농식품부는 국내 양육되는 반려견·반려묘 개체수를 743만수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에 비하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보험사가 판매하고 있는 펫보험에 가입하면 월평균 46,536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만 1천원부터 6만 8천원대까지 다양했다.

가입조건은 대부분 유사했다. 특정 상품은 가입 후 19~20세까지 갱신이 가능하긴 하지만, 주요 4개사의 펫보험 상품들 모두 8세 이하 반려견만 최초 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국내 반려견의 상당수는 이미 고령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병길 의원실이 농식품부로부터 등록된 반려견의 나이 현황을 제출받은 결과, 9세 이상 반려견은 2021년 1,146,241마리로 전체 등록견의 41.4%를 차지했다. 등록견 10마리 중 4마리는 이미 펫보험에 들고 싶어도 들 수 없는 나이가 된 것이다.

안병길 의원은 “현행 펫보험 시장에서 나이 제한 문턱에 막히는 반려동물들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9세 이상 반려견의 비중이 2019년 37.7%에서 2021년 41.4%로 증가하고 있는데다, 농식품부가 추정하는 국내 반려동물 숫자가 같은 기간 856만마리에서 743만마리로 오히려 줄고 있어, 노령견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는 얘기다.

안병길 의원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선 보험사들이 펫보험 나이제한을 완화하고, 정부는 동물등록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의무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안 의원은 “동물병원은 자가진료 위험이 높다며 진료부 공개를 거부하고 있지만, (진료부 공개 의무화) 있어야 펫보험 가입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