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국시위원회 통폐합 법안, 결국 정부입법 발의

수의사 국가시험 운영·출제를 가축전염병예방법에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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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국가시험위원회를 가축방역심의회와 통폐합하는 법안이 결국 발의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등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 정비를 위한 법안 23개를 정부입법으로 발의했다.

개정안은 중앙가축방역심의회를 ‘중앙가축방역수의심의회’로 개명하고, 가축방역 및 수의인력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로 삼았다.

중앙가축방역수의심의회의 심의 대상에 수의사 국가시험의 시행에 관한 사항을 추가하면서 이를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수의사 국가시험 제도의 개선 및 운영, 시험 문제 출제위원 선정, 시험 문제 출제, 과목별 배점 및 합격자 사정 등을 법에 명시하는 형태다.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 운영을 효율화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에 따른 법안이지만, 수의계는 입법예고 당시부터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다. 국가시험 개선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홀대하려 한다는 것이다.

입법예고 직후인 8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진행된 반대 연서명에는 수의사와 수의대생 2,028명이 동참했다. 대한수의사회, 한국수의학교육협의회 등 관련 단체에서도 반대입장을 냈다.

수의사 면허와 동물 진료를 다루는 수의사법에서 시험관리만 떼어 내어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애초에 가축전염병예방법은 전염성 질병이 발생하거나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수의사법 대신 수의사 인력 양성을 다룰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다.

수교협은 “수의사 국가시험 개편과 전문성을 갖춘 수의사 양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동물의료서비스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시위원회가 독립적이고 보다 전문성을 갖춘 조직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통폐합에 반대했다.

대한수의사회도 “수의사법 시행령에 따른 수의사 국가시험위원회를 폐지하는 것은 수의사 국가시험 관리기준을 오히려 기존보다 축소시키는 것”이라며 행정기관 운영 효율화라는 명분에도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정부조직법 개편안 발의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유사한 성격인 위원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의사 국시위원회 통폐합 법안, 결국 정부입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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