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국감] 동물병원 펜타닐패치 처방 증가세, 3년새 2배
신현영 의원, 동물병원 감시체계 강화해야..'진통제 사용 늘어난 것이 나쁜 일인가' 지적도
동물병원의 펜타닐패치 처방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이 같은 자료를 제시하면서, 동물병원에서의 마약류 의약품 처방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하지만 동물병원의 펜타닐패치 사용량이 증가했다고 오남용 우려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제기된다.
동물에서는 1마리당 평균 1개를 쓰지만, 사람에서는 환자 1명당 50개를 쓴다는 점에서도 차이는 명확하다.
게다가 동물병원에서의 진통제 사용 증가를 나쁘게만 볼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만큼 동물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현영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동물병원에서 처방된 펜타닐패치는 10,862건을 기록했다. 2019년(5,602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신 의원은 동물병원에서의 사용 증가에 우려 섞인 시각을 보였다.
사람 의료기관에서는 ‘의료용 마약류 진통제 안전사용기준’을 배포하고, 이를 벗어난 의사에게는 추적관찰을 통해 처방개선 여부를 관리하는 ‘사전알리미’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기에 동물병원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약류 취급 관리를 위반한 동물병원이 계속 적발된다는 점을 지목했다. 2019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연평균 15개소를 점검해 총 60개의 위반내역을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동물병원에서 처방이 늘어나는 이유를 면밀히 분석하고 올바른 처방이 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마약류 약품이 적정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일반 의료기관만큼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등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물은 1마리에 1개, 사람은 1명당 50개 처방
동물병원에서 진통제 사용 늘어난 것이 나쁜 일인가
2021년 펜타닐패치를 처방한 동물병원은 월평균 89개소다. 같은 시기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한 동물병원(3,423개소) 중 2.6%에 불과하다.
1천개 이상의 동물병원에서 처방하는 졸라제팜·틸레타민, 케타민, 부토르파놀, 페노바르비탈 등 주요 마약류 의약품에 비해서는 사용량이 적은 셈이다.
사람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같은 시기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사람 의료기관 40,156곳 중 펜타닐패치를 활용한 곳은 1,781곳(4.4%)이다. 처방건수는 113만건에 달한다.
동물병원에서의 펜타닐패치 사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람에 비하면 아직 펜타닐패치를 활용하는 병원의 비중이나 처방건수 모두 낮은 수준인 셈이다.
처방량에서도 오남용 정황을 찾기 어렵다.
본지가 별도로 확보한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동물병원에서 펜타닐패치를 처방한 동물은 11,937마리다. 처방량은 13,781개다. 대략 한 번에 한 개씩만 처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2021년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은 사람 환자는 182,657명이다. 처방량은 9,283,214개에 달한다. 환자 1명당 평균 50개를 사용한 셈이다.
게다가 진통제의 사용량이 늘어나는 것을 나쁘게만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학 동물병원 교수는 “해외에서도 최근 10여년 사이에 동물의 진통 관련 논의가 늘어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추세를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수의사가 하는 일은 결국 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그 핵심이 진통에 있다”고 지목했다.
또다른 일선 임상수의사는 “말기 종양 등 호스피스 환자의 경우에는 펜타닐패치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보호자 개인정보를 보고하고, (따로 주지 않고) 병원 내에서 패치를 부착한 후 귀가하는 방식으로만 사용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