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전담 국 신설+동물보호법→동물복지법 개편..영업관리 강화
농식품부 조직개편·동물복지 강화 방안 발표...동물단체 '환영' VS 산업계 '전쟁'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복지정책을 전담하는 국(局) 단위 조직을 신설하고,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으로 개편하면서 반려동물 영업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이에 대해 동물단체는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산업계는 “이제 전쟁”이라며 과도한 규제 신설을 비판했다.
동물복지환경정책관 만들고 반려산업동물의료팀 신설
농식품부가 6일 입법예고한 조직개편안은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 단위 조직이다.
현재 반려동물 산업 및 동물의료 관련 업무는 농업생명정책관 산하 동물복지정책과(10명)와 방역정책국 산하 방역정책과(3명 : 동물진료)에서 수행 중이다.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동물복지정책과(11명), 농촌탄소중립정책과(13명), 반려산업동물의료팀(9명)으로 구성되며, 동물학대 및 유기 방지, 맹견 등 안전관리, 동물의료(진료·수술 등), 반려동물 관련 산업 관리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중앙 정부에 동물보호복지(+환경)를 전담하는 국 단위 조직이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시조직이었던 농촌재생에너지팀(한시조직)은 농촌탄소중립정책과로 정규화되며 동물복지환경정책관에 포함됐다.
동물복지정책과 담당 업무 : 동물복지 정책 총괄
-동물복지종합계획의 수립 및 시행
-동물학대 방지, 동물실험윤리, 유실·유기동물 보호 정책
-동물복지에 관한 교육, 홍보 및 연구
-동물복지축산의 확대와 동물복지축산농장 지원
반려산업동물의료팀 담당 업무 : 반려동물 관련 산업 육성‧지원 및 수의료 정책 총괄
-반려동물 양육 인프라 구축, 의료 및 보험 정책
-반려동물 관련 국가자격(반려동물행동지도사) 운영 및 민간자격 관리
-반려동물 안전관리, 보호기반 마련 및 지원
-「수의사법」의 운영, 동물의료산업 육성 등
77개 과제 담은 동물복지 강화 방안 발표
비전은 하나의 복지(One Welfare) 실현…동물복지법 개편, 영업관리 대폭 강화
농식품부는 조직개편과 함께 ‘동물복지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사람·동물 모두 행복한 하나의 복지(One-Welfare) 실현’을 비전으로 하며, 3대 추진 전략*, 77개 세부과제를 마련했다.
*3대 추진 전략 : 동물복지 강화 추진기반 마련, 사전예방적 정책 도입 확대, 동물보호·복지 사후조치 실질화
우선,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으로 개편한다. 단순 동물학대 방지를 넘어 출생부터 죽음까지 생애주기 관점에서 동물의 건강·영양·안전 및 습성 존중 등 동물복지 요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연구용역을 거쳐 2024년 정부입법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동물복지법은 지난 2013년 여야 국회의원 4명이 중심이 되어 발의한 적이 있으나 최종 통과에는 실패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 육성대책도 마련한다. 반려동물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지원을 위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전담팀(TF)을 구성하고 내년 1/4분기까지 육성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통계청의 반려동물 양육가구 조사(인구주택총조사) 이후 ‘부정확하다’는 비판을 받은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도 개선한다.
농식품부는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로 개편하면서 통계청과의 협업을 통해 조사방식·대상을 개선하고, 관련 정보를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호자의 반려동물 양육 의무와 반려동물 영업 관리도 대폭 강화된다.
마당개 등을 줄로 묶어 기르는 경우 짧은 목줄(2m 이내)을 금지하고, 반려동물 입양 전 교육 의무화를 추진한다. 충동적인 반려동물 입양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올해 4월 동물보호법을 전부개정하면서 통과에 실패한 ‘동물학대 행위자 동물 양육 제한’도 재추진된다.
동물등록 강화를 위해 기존 동물판매업뿐만 아니라 동물생산업·동물수입업에서의 동물등록을 의무화하고, 코주름 등 동물 생체정보를 통한 등록도 검토한다.
맹견과 사고견 관리도 강화된다. 기질평가제 도입과 맹견 수입허가 등이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동물수입·판매·장묘업 허가제 전환 및 처벌강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내년 4월부터 동물수입업, 동물판매업, 동물장묘업이 허가제로 전환된다. 현재는 반려동물 관련 8개 영업 중 동물생산업만 허가제고 나머지 7개 영업은 등록제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동물전시업, 동물미용업, 동물위탁관리업 허가제 전환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불법 영업 근절을 위한 처벌과 단속도 강화한다.
반려동물 영업 처벌의 경우, 현행 벌금 500만원에서 징역형까지 강화된다(무허가 : 2년 이하 징역/2천만원 이하 벌금, 무등록 : 1년 이하 징역/1천만원 이하 벌금).
논란이 됐던 사설보호소(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의 경우 20마리가 기준이다. 20마리 이상의 개·고양이를 보유한 사설보호소는 내년 4월부터 시설·운영 기준(보호·격리실, 개체관리카드 등)을 갖추고 신고 후 운영해야 한다.
동물보호단체 ‘환영’ VS 산업계 ‘전쟁’
한편, 이번 조직개편과 동물복지 강화방안에 대해 동물단체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국 단위의 전담조직 신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동물복지 정책을 강화하는 정부의 노력은 그 자체로도 고무적인 행보”라고 전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는 “동물복지 강화 비전과 전략을 담은 동물복지 강화방안을 환영한다”며 “현대 사회에서의 동물복지 개념을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산업계의 입장을 달랐다. 과도한 규제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제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사)한국펫산업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동물보호법에 반려동물 영업 관련 내용이 담겨있어 산업을 규제하는 것이 마치 동물보호라는 잘못된 인식이 강하다”며 “동물보호와 산업육성을 별도로 분리하여 두 개의 법체계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설되는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동물단체들의 눈치를 보며 좌지우지하면서 산업의 ‘산’자로 꺼내지 못하게 하는 곳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