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 회장 선거 4일 앞두고 열린 한국 수의학 발전을 위한 국회토론회
동물복지표준협회 토론회 개최...최영민 대수 회장 후보 홍보 위한 행사 지적도
국회사무처 사단법인 한국동물복지표준협회(AWSA)가 9일(월) 한국 수의학 발전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일각에서는 동물복지표준협회 대표였던 최영민 대한수의사회장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자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동물복지표준협회 측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준비한 토론회라는 입장을 전했다.
“수의사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여건 개선돼야”
이날 토론회의 주제는 ‘한국 수의학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토론회’였다. 수의계의 다양한 이슈가 발생한 현실 속에서, 수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동물병원 진료비가 비싸고 병원마다 비용이 달라서 문제라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며 동물진료비 게시, 사전고지, 공시 등 규제 법안이 대거 시행됐고, ‘가축방역 분야 수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산대가 수의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를 면세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황이다.
토론회에서는 김용준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장과 류일선 전 한국소임상수의사회장이 각각 수의학교육과 농장동물 분야를 주제로 발제를 했으며, 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장, 김준걸 농림축산식품부 서기관이 합류해 패널 토론을 이어갔다.
좌장은 박순석 동물복지표준협회 고문(전 대표)이 맡았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정애 국회의원은 물론, 김학용 국회의원(국민의힘), 박광온, 강득구, 김승원 국회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도 토론회장을 방문해 수의학 발전 방안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동물복지표준협회 측은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사가 배출되고 있으며, 반려동물 임상분야로 수의사가 편중되고, 공무직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유는 수의사들이 자긍심을 가지며 제 소명을 다하기엔 사회적 여건이 너무나 미흡하기 때문”이라며 수의사에게 전문성 없는 업무를 맡기거나, 가축 살처분을 전담시켜 정서적 충격을 추거나, 전문직업군에 부합하는 직급이나 소득이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동물복지표준협회는 “수의사들은 동물의료, 생명복지, 질병예방, 연구 등 수의사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수의사가 수의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여건들이 하루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도 같은 입장을 전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용준 원장은 수의학교육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용준 원장은 “전반적인 임상 교육 역량 강화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농장동물 임상 교육도 충분히 이뤄져야 하며, 전국 수의과대학의 교육 표준화 및 수의사 국가시험 개편, 졸업역량 중심 수의사 배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시험 연계를 통한 수의학교육인증 의무화를 시행해 수의학교육의 지속적 향상과 국제적 수준의 수의사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일선 전 소임상수의사회장은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농·축협 수의사의 축산경제지주 직원으로의 전환, 대동물 전문의 제도 고려, 가축질병치료보험 확대, 농장전담수의사제도 도입, 공수의사 수당 현실화 등을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철회 ▲동물병원과 수의사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 방안 ▲ 수의사 반려동물의료 쏠림 현상의 해결 방안 ▲국내 수의사 수는 적정한가 ▲수의사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의 재정립을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회 주제와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결의대회 효과’ 묻는 질문 등장
김재홍 선거관리위원장이 제지하기도
한편, 이날 토론회에 대해 최영민 대한수의사회장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2018년 이후 특별한 활동이 없었던 동물복지표준협회가 제27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를 4일 앞두고 국회토론회를 개최하고, 최영민 후보(서울시수의사회장)를 패널 토론자로 초대했기 때문이다.
실제 토론회에서는 토론회 주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부산대 수의대 신설 저지 및 동물진료권 확보 전국 수의사 결의대회’의 적절성에 대한 질문과 최 후보의 답변이 나왔다.
최영민 후보는 “거리집회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보면 (결의대회가) 밥그릇 싸움처럼 비춰졌다”며 “효과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금은 곧 진행될 농식품부의 연구용역에 우리의 의견을 충분히 녹여내고 농식품부와 협조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거리에 나설 시기는 연구용역의 결과를 납득할 수 없을 때”라고 덧붙였다.
결의대회의 효과도 미흡했고, 시기도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토론회에서는 또한 ‘서영석 의원이 발의한 인체용의약품 사용내역 eVET 의무입력 법안이 통과되면 이를 거부하겠다는 후보가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까지 나왔다.
1월 5일 열린 ‘제27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허주형 후보가 “이 법안을 막지 못하고 통과되더라도 거부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질문이었다.
이 질문이 나오자, 토론회 현장에 있던 김재홍 대한수의사회 선거관리위원장이 “토론회 주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주제, (대한수의사회장 선거) 후보와 관련된 질문을 다루지 않길 바란다”고 제지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꼭 필요한 주제를 다룬 토론회인데, 왜 하필 선거운동기간에 개최했는지 아쉽다. 토론회의 본질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토론회가 특정 후보 밀어주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수 개월 전부터 준비한 토론회였다’는 게 표준협회 측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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